돌아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14번 홀(파5) 드라이브샷으로 기록한 스윙 스피드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전체 선수들 가운데 가장 빨랐다. 곧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부풀게 만든 우즈의 ‘우승 징후’다.
우즈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골프코스(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650만 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8언더파 205타로 공동 2위를 지켰다. 단독 선두 코리 코너스(캐나다‧9언더파 204타)와는 불과 1타 차다.
우즈가 마지막 날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면 2013년 8월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이후 약 4년 7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게 된다. PGA 투어 개인 통산 79승을 기록 중인 우즈의 역사적인 80승 고지가 눈앞에 다가왔다.
우즈의 올 시즌 변화는 놀랍다. 첫째는 건강한 몸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주고 있는 안정감에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스윙 스피드마저 선보이고 있다.
이날 3라운드 14번 홀(파5)에서 우즈가 스윙할 때 측정한 클럽 헤드 스피드는 시속 207.9㎞(129.2마일)를 찍었다. 이번 시즌 PGA 투어 모든 선수를 통틀어 가장 빠른 스윙 스피드다. 이 드라이브샷의 비거리는 이번 대회 자신의 최대 비거리 342야드에 못 미쳤지만, 무려 327야드를 기록했다. 종전 시즌 기록은 케빈 트웨이(미국)의 207.6㎞(129.02마일)이었다.
우즈의 호쾌한 장타가 살아났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 자신감 있게 스윙을 마음껏 휘두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우즈 특유의 퍼팅 감각이 살아난 데 이어 안정감까지 더해져 80번째 우승을 위한 퍼즐 조각이 서서히 맞춰지고 있다.
우즈는 최종 라운드에서 이번 시즌부터 PGA 투어에 나선 ‘PGA 초짜’ 코너스와 우승 경쟁을 벌인다. 코너스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하지만 우즈는 우승컵이 걸린 1타 차 승부에 익숙하다.
우즈는 “나 스스로 우승 경쟁을 벌일 수 있게 했다”며 “즐거운 일요일이 될 것”이라고 최종 라운드를 즐길 준비를 끝냈다. 이어 “1타 차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다”면서 “매우 흥분되고 최종일 플레이를 펼칠 준비가 됐다”고 오랜 만에 우승에 대한 의욕을 마음껏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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