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던 러에코에 드리운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중국 온라인 매체인 펑파이뉴스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러에코의 모체이자 핵심 자회사로 창업판 상장사인 러스왕(樂視網)이 최근 공시를 통해 "쑨훙빈(孫宏斌)이 회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쑨 회장의 임기는 올 10월 13일까지였다.
회장직은 물론 러스왕 이사회에서도 빠지길 원했으며 향후 아무 직책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이러한 소식을 러스왕이 상장 폐지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러스왕 측은 "이번 변동이 이사회나 러스왕 경영, 업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에 신중한 투자를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조속히 이사회 인사를 마무리할 예정으로 회장 선출 전까지 류수칭(劉淑靑) 총경리가 회장 업무를 대신 맡는다고 밝혔다.
쑨훙빈은 중국 대표 부동산개발업체인 룽촹중국(融創中國, 수낙차이나)의 회장으로 자금 위기에 봉착한 러에코에 거액을 투자하며 '백기사'로 등장했다. 이후 창업자인 자웨팅(賈躍亭)이 러스왕 최고경영자(CEO), 회장직을 내놨고 쑨 회장이 회장에 오르며 경영권을 잡았다. 이를 두고 중국 언론은 "러에코의 자 씨 시대가 가고 쑨 씨 시대가 왔다"며 러에코의 회생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러에코의 위기 극복의 길은 쉽지 않았다. 쑨훙빈이 러스왕 회장에 오른 것은 지난해 7월의 일이지만 아직까지 회복의 조짐은 감지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쑨 회장의 이상 행보도 이어졌다. 지난 2월 23일 러스왕 주식거래 재개 후 첫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 러스왕 측이 "갑자기 생긴 일정으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갖가지 추측이 이어졌다.
주가도 폭락과 폭등을 오가며 불안한 모습이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이유로 수 개월 거래를 중단했지만 뚜렷한 성과없이 최근 거래를 재개했고 이후 수 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치며 3위안대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3일 최저치를 기록한 후 이달 14일까지 주가 상승폭이 무려 58.41%다. 14일 러스왕은 6.59위안으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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