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판결을 내릴 김세윤 부장판사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세윤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군 법무관을 지냈다. 이후 판사로 임관해 서울지법과 수원지법, 서울고법 등에서 근무했으며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을 지내 법리적으로도 해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대법원 형사사법발전위원회에서 법원 내부위원을 맡았고 2014년에는 경기지방변호사회가 뽑은 '우수법관'으로 선정됐다.
특히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부터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재판을 맡으면서 화제가 됐다. 또한 지난해 10월 13일 고심 끝에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을 결정하며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후 '비선실세' 최순실씨를 비롯해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차은택 광고감독,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최씨 조카 장시호 등 모두 13명의 재판을 담당했다.
김 부장판사는 부드러운 이미지와 재판진행으로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재판을 잘 모르는 피고인과 증인, 소송관계인들에게 절차를 조근조근 설명해주자 방청객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1년 가까이 국정농단 사건을 맡고 있지만 워낙 재판 진행이 원활해 재판 당사자 측이 법정에서 공개 불만을 표시한 적이 없을 정도다.
김 부장판사는 최순실의 재판을 진행하며 피고인에게 "천천히 말하라", "휴식이 필요하면 말하라", "물도 마셔가면서 증언하라"고 말하는 등 세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김 부장판사는 검찰이나 변호인의 의견은 최대한 청취하고 피고인들에게도 방어권 보장을 위해 재판 때마다 발언 기회를 충분히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피고인들이 지친 기색을 보이면 재판을 중단하고 휴식 시간을 챙겨주기도 하는데 이런 배려 덕분에 증인이나 검찰 측에 종종 날을 세우는 최순실도 김 부장판사 말에는 조용히 순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재판을 방청하러 온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휴정 때 김 부장판사에 대해 "건강은 괜찮으시냐", "여름 휴가는 다녀오셨냐"는 등 큰 소리로 안부를 물으면 당황하면서도 조용히 미소로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드러운 면모와 달리 양형이 매서운 편이라 법조계 안팎에서는 그를 두고 '외유내강'형 판사라는 평을 하기도.
김 부장판사는 최순실 재판을 진행하며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관련 직권남용 등 혐의로 징역 20년 벌금 180억 원을 선고했다. 또한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징역 1년6개월, 차은택 광고감독에게 징역 3년, 장시호에게 징역 2년6개월 판결을 내렸다. 모두 검찰이 구형한 형량의 절반을 넘은 것이다.
이 같은 전례로 봤을 때 박 전 대통령에게는 더욱 큰 중형을 선고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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