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북 영주에서 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박 모씨(49세)가 체포됐다는 소식에 각 언론사들이 주목했다. 그가 바로 지난 2009년에 일어난 ‘제주판 살인의 추억’이라 불리던 제주 보육 교사 살인사건의 용의자였기 때문.
▲SBS '궁금한 이야기 Y' 406회 예고 영상 보러가기
사건 당일 제주도에서 택시를 몰았던 박 씨는 당시에도 유력한 용의자 중 한 사람이었지만 피해자의 사망 추정시간에 알리바이가 있었다는 이유로 풀려났다. 하지만 2016년 제주지방경찰청이 장기 미제사건 팀을 꾸리며 동물 사체 실험을 통해 피해 여성의 사망시점을 새롭게 밝혀냈고 박 씨를 다시 용의선상에 올리면서 이미 제주를 떠난 그를 오랜 잠복 끝에 체포했다. 하지만 박 씨가 여전히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는 가운데 체포된 지 이틀 만에 법원도 증거불충분으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사건은 다시 원점에 섰다.
경찰은 9년 전 시신과 유류품 발견 장소 등을 볼 때 범인이 차량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해당 지역 인근 CCTV에서 박 씨의 차량으로 보이는 화면을 발견하면서 그를 용의자로 주목했다. 하지만 살인과 관련된 직접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흐릿한 CCTV 화면만으론 그것이 박 씨의 택시와 동일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경찰은 또한 피해자의 어깨와 무릎에서 박 씨의 남방과 유사한 섬유 조각을, 박 씨의 택시 안에서 피해자의 옷과 유사한 섬유 조각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런 ‘미세섬유’의 발견은 양쪽이 접촉한 흔적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아직은 동일한 것이 아닌 ‘유사’하다는 의미에 그쳤다”며 “양자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경찰은 발견된 ‘미세 섬유’가 유사한 것이 아닌 ‘동일’한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정밀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CCTV 등 관련 증거들을 다시금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보강수사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비록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사건에 대해 일부 진술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다는 점은 인정된 박 씨. 그는 과연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일까? 아니면 경찰이 제시한 증거의 추가 분석을 통해 새로운 혐의점이 드러날 것인가?
현재 SBS '궁금한 이야기 Y' 홈페이지에 공개된 406회 예고 동영상을 보면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이 한 남성에게 “'궁금한 이야기 Y' 팀인데요. 혹시 박 씨 아니세요?”라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한편 이 날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선 경기도 파주에서 개들이 사라지는 사연도 추적한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406회는 25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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