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넣은’ 남북 통일농구, 청팀·홍팀은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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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공동취재단·전성민 기자
입력 2018-07-0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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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년 만에 남북 통일농구 개최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 여자부 친선경기에서 북측 홍팀 리정옥이 남측 선수들의 수비벽에 막혀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제공]

15년 만에 열린 남북 통일농구를 통해 ‘코트 위의 작은 통일’이 이뤄졌다. 청팀과 홍팀으로 유니폼은 다르게 입었지만 남측과 북측 선수들은 한 마음으로 ‘평화의 슛’을 던졌다.

5일 평양 류경 정주영 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 마지막 날 경기는 남측과 북측의 남녀 국가대표팀 대결로 치러졌다. 행사 첫 날인 4일엔 양측 선수들을 하나로 합친 다음 두 팀으로 나눠 혼합경기를 했다. 5일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청팀(남측)이 홍팀(북측)에 81대74로 이겼다.

남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총리실 국장, 방열 농구협회장 등이 자리했고, 북측에서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국가체육지도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일국 체육상, 전광호 내각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03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2차 통일농구 이후 15년 만에 열린 대회에서 양 팀 선수들은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남측은 ‘청팀’, 북측은 ‘홍팀’으로 나뉘어 경기를 진행했다. 양측은 이날 국기와 국호 없이 이름과 배번만 새긴 유니폼을 착용했다. 관중들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에 ‘열풍’이라고 적힌 막대풍선 응원도구를 이용해 응원을 펼쳤다. ‘열풍’은 통일의 열풍을 의미한다.

두 팀을 응원하는 열기는 뜨거웠다. 전날 혼합경기 때와 같이 빨간 모자와 파란 모자를 쓴 흰 와이셔츠 차림의 응원단장 격인 남성 두 명이 응원을 주했다 두 사람은 ‘응원대장'이나 ‘응원지휘자'라고 불린다.

쿼터가 끝날 때마다 대형전광판 통해 ‘우리의 소원’ 등 노래가 나왔고 관중들은 막대풍선을 흔들며 함께 따라 불렀다.

관중들은 승패보다는 화합에 중점을 두고 여유 있게 경기를 즐겼다. 장내 아나운서가 작전타임에 관중에게 '어디가 이겼으면 좋겠느냐'고 묻자 장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경기가 끝나자 관중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장내 아나운서가 최다득점 기록한 북측 로숙영 선수의 이름과 성적을 거론하자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북측의 로숙영은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32점(3점슛 2개·10리바운드)을 넣어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했다. 리정옥도 40분간 뛰며 16점을 넣었고, 김류정이 12점(7리바운드)을 거들었다. 남측은 김한별(16점), 강이슬(13점), 박혜진(13점), 임영희(12점)이 공격을 이끌었다. 남측의 유일한 여고생 선수인 박지현(숭의여고)은 26분 동안 12점을 기록했다.

이문규 남측 대표팀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이런 자리에서 경기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다. 북측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고, 가능성이 보였다”라고 말했다. 막내 박지현은 "북측 선수들도 기량이 너무 좋다. 팀에 합류해 호흡을 맞추면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측은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고, FIBA(국제농구연맹) 랭킹 16위에 올라 있다. FIBA 랭킹 56위인 북측은 그동안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적었다.

남북 체육당국은 다음 달 인도네시아의 자카라트-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여자 농구 단일팀을 내보내기로 합의한 상태다. 아시안게임에서 하나 된 남과 북이 어떤 감동적인 장면들을 선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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