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주식 시장이 곤두박질 칠 때도 리츠 주식 주가는 굳건히 버텼습니다. 지금은 리츠가 일반 주식과 다르다는 것을 일반 투자자들이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오늘 이리츠코크렙을 사면 수익률이 7.58%, 신한알파는 6.3%의 연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직접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할 필요없이 리츠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자는 투자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용선 한국리츠협회 회장은 이러한 상장리츠야 말로 '저금리·고령화' 시대의 최적의 투자 대안이라고 자부한다.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언제든 쉽고 편리하게 리츠에 투자해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늘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지난 2017년 취임과 동시에 '리츠 대중화'를 협회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지난 6일, 서울 강남 한국리츠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정용선 회장은 "리츠 대중화의 희망이 보인다. 올해 들어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 등 대형 리츠의 상장과 함께 리츠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리츠대중화를 비전으로 제시했으나 상장제도가 개선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서 구호에 그치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로 희망이 보인다”고 안도했다.
◆ 美·日서 각광받는 리츠 “최적의 노후대비 투자 상품”
외국인들이 10월 한 달간 4조600억 원을 순매도하며 주가가 곤두박질 쳤던 '코리아 쓰나미'에서도 상장리츠는 굳건했다. 리츠의 최대 장점인 '안정적인 배당 수익'의 힘을 보여준 것이다.
정용선 회장은 리츠가 100% 안전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금리가 크게 오르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리츠에 투자한 자산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고 자신한다. 리츠야말로 노후자금 마련에 가장 적합한 투자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시가총액 기준 2000억원 이상인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는 올해 상장에 성공해 순항 중이다. 이러한 성공을 발판으로 홈플러스 리츠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정 회장은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리츠 제도를 도입한 일본, 싱가포르 등은 빠른 속도로 리츠 시장이 성장했다. 상장리츠 시가 총액만 하더라도 올해 7월말 현재 미국 1363조원, 일본128조원, 호주는 135조원, 싱가포르는 63조원에 이르고 있다"며 "이들 나라들에서는 리츠상장이 활발하게 이뤄져 많은 국민들이 리츠를 통해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간접투자 방식이 보편적인 투자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의 상장리츠 시가 총액은 겨우 6200억원 수준이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는 사실상 상장리츠 시장이 부재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우리 상장리츠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매우 클 뿐만 아니라 리츠시장이 발전할 경우 부동산시장의 건전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자녀 학자금이나 결혼자금 마련 혹은 노후 대비를 위해 장기투자를 하려는 이들에게 리츠투자를 권했다. 그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평균 49.1세에 직장에서 퇴직한다는 충격적인 통계가 있다. 만약 50세에 퇴직금 2억원으로 발행가 5000원에 4만주의 리츠주식을 매입하고, 연 7%의 배당금으로 계속 추가 매입한다면 10년 후 주식은 7만8700주로 늘고, 보유자산규모도 약 4억 원으로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경우 60세 이후에는 추가 투자 없이도 연간 수령할 수 있는 배당금이 매월 230만원에 달한다. 노후자금으로 필요한 월소득 198만원을 초과하는 노후자금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무턱대고 투자해서는 안 된다. 정 회장은 “리츠도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에 따르는 본질적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으니 공시자료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리츠는 최소 5년 이상의 장기 투자상품이므로 반드시 여유자금 범위 내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집단지성 발휘하는 리츠 "투자 성공 가능성 높아"
정용선 회장은 “국민들의 리츠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면 리츠시장은 저금리·고령화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가계의 자산운용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리츠를 아직 생소해한다는 점이다.
그는 리츠는 투자자가 운용사를 통해 주인이 돼 경영하는 능동적 투자일 뿐만 아니라 집단지성이 발휘된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 투자의 경우 A회사 주식에 투자했는데 경영진의 무능이나 사업 환경 변화로 수익률이 투자시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투자자는 매입한 주식을 처분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리츠는 투자자(운용자)가 직접 관여해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는 능동적 투자다. 그만큼 리츠는 리츠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관리회사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리츠는 전문가 등 여러 사람들의 집단지성이 발휘된다는 점에서 확률적으로 실패의 위험은 적고 개인투자자보다 성공할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정 회장은 “상장리츠에 투자하면서 실제 경험을 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며 투자를 권했다. 그는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개발리츠 등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리츠는 임대가 안정화된 자산에 투자한다. 리츠는 전문가들이 운용함으로써 개인이 직접 부동산을 매입해 운용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고, 문제 발생시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라면 직접투자보다는 리츠를 통한 간접투자를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리츠 주식 투자시, 주가 그 자체보다는 그 주가로 매입할 시 예상 배당률을 계산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의를 줬다.
◆ 개인도 대규모 부동산에 투자 "등기소유 방식 고집할 이유 없어"
개인투자자들이 오피스빌딩, 백화점, 대형마트, 호텔 등 대규모 부동산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소액으로라도 리츠주식을 산다면 대규모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수익형 부동산 수요자들이 굳이 등기소유 방식을 고집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정 회장은 “최근 몇 년간 활황을 보인 오피스텔, 상가와 같은 수익형부동산 분양시장의 투자자 대부분은 임대수입을 목적으로 하나 취득 부대비용, 공실기간, 감가상각 등 각종 비용을 고려할 시 실질 임대수익률은 기대치에 비해 훨씬 낮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리츠는 취득세, 재산세, 중개수수료, 유지관리비, 리츠 자산관리수수료 등 제반비용은 물론 자연 공실률까지 고려해 적정수익률 달성이 가능한 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굳이 직접 소유하며 임대운영을 하는 데 따르는 비용 및 관리 부담을 지지 않고 적정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리츠가 부동산을 매입·운용할 때는 법무법인, 회계법인, 세무 법인, 감정평가법인 등 전문가를 활용한다. 자산의 안전하고 투명한 관리를 위해 운용지시는 자산관리회사가, 소유권 등 재산보관은 은행이 하는 등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경제를 위협할 수준으로 급증한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완화하는 데도 리츠가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시행사들이 투자심리를 활용해 중도금 무이자대출과 같은 당근을 제시하며 마케팅에 나서고, 금융기관들은 여기에 편승해 손쉽게 대출자산을 확대해, 가계부채가 국민경제에 큰 부담이 될 정도로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이러한 투기 수요가 리츠수요로 전환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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