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백현 롯데관광개발 사장 "국가 브랜드 및 경쟁력 높일 크루즈 산업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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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8-11-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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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현 사장 "이동 시간까지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여행은 크루즈 뿐"

  • "제주 최고 높이·규모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일대 랜드마크로 만들 것"

백현 롯데관광개발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광화문빌딩 롯데관광개발 본사에서 열린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장 취임 이후의 소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 10년 동안 '크루즈(Cruise)' 여행을 저희 회사는 물론 우리나라 대표 관광 상품 모델로 정착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간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고유의 크루즈 여행 산업 대중화에 기여한 것 같아 커다란 보람도 느낍니다."

10년 전 어느 누구보다도 크루즈 관광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눈여겨본 백현 롯데관광개발 사장은 26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크루즈 사업을 진행해오며 느낀 소회에 대해 이같이 이야기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1971년 창립 이래 관광개발, 국내·외 여행알선, 항공권 판매대행 등 관광 산업은 물론 부동산 개발 사업까지 담당하는 종합관광 그룹이다.

특히 2015년 3월 사장 자리에 올라 롯데관광개발을 진두지휘해온 백현 사장은 짧은 기간 동안 관광 사업 다각화의 기반을 닦은 것은 물론, 과거 국내에서 다소 생소하기까지 했던 크루즈 산업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연착륙시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 10년 전 그리스 산토리니 섬 방문이 크루즈 여행을 시작한 계기

롯데관광개발이 최근 수년간 크루즈 여행 사업에 역점을 두게 된 것에 대해 백현 사장은 그리스 산토리니 섬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백현 롯데관광개발 사장은 "지난 2008년 우연히 그리스 산토리니 섬을 찾았던 것이 크루즈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울릉도 정도 작은 크기의 섬에 어쩌면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지 의아해했는데, 알고 보니 대부분 크루즈 관광객들이었다"고 말했다.

백 사장은 "인구가 약 1만3000명 남짓한 섬에 연간 관광객이 2500만명이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크루즈 관광을 전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크루즈 여행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크루즈 산업이 전무 했던 2008년부터 곧바로 사업을 시작했다. 크루즈 관광이 국가 브랜드 및 경쟁력을 제고 하는 데에도 일조하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롯데관광개발은 2008년 크루즈와 연계한 패키지 상품 판매를 시작으로 2010년부터는 국내에 모항으로 하는 전세선 크루즈 관광을 추진해 운영해 왔다"며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지금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5만톤급 전세선을 운영하다 인천항 갑문에서 배 옆에 구멍이 나는 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최근 1~2년 사이에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는 등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 새로운 항로를 지속적으로 개척하고, 다양한 프로모션 상품을 기획한 결과 어느 정도 크루즈 여행 문화를 우리 사회에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이 점이 가장 뿌듯하다"며 "다가오는 2019년은 롯데관광개발의 전세선 크루즈 운영이 10주년 되는 해다. 37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크기의 11만톤급 '코스타 세레나호(Costa Serena)'를 통해 내년 5월과 10월 총 5항차의 전세선 크루즈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크루즈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관광) 인구는 지난 2009년 6만명에 불과했으나 2016년 195만명으로 불괴 7년 만에 32배나 늘었다. 특히 세계 관광시장은 작년 기준 1400조원 규모로 GDP 대비 무려 11.4%를 차지한다.

때문에 백 사장은 크루즈를 토대로 한 관광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일반 여행에서는 맛볼 수 없는 크루즈 여행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기존 여행 상품에 있어 이동 시간은 사실상 허비하는 개념"이라며 "하지만 크루즈 여행은 다채로운 부대시설 및 공연 등을 이동 시간에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허비할 시간 없이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여행"이라고 했다.

백현 사장은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해 해마다 전 세계 여행객들 중 크루즈 여행객 비중은 괄목할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일대 크루즈 여행객 증가세는 다른 지역보다 월등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불과 10년 전만 해도 5만톤급 규모 크루즈선을 이용해 주로 중국 및 일본 크루즈 여행객들이 인천, 부산, 제주 등을 찾았다. 하지만 이제는 수백만명의 전세계 크루즈 승객들이 인천, 부산, 제주는 물론 속초항까지 찾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고, 중국과 일본 등 엄청난 잠재 크루즈 인구를 확보하고 있는 국가들과의 접근성도 좋다"고 했다.

그는 "특히 동해에 위치한 속초항과 서해의 인천항을 토대로 한국 크루즈 산업 발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며 "속초항의 경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홋카이도 및 기타 지역을 연결하는 '환동해 서클 크루즈 여행'이 가능하고, 인천항으로는 '플라이 앤 크루즈 여행'을 통해 관광객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사업은 순항 중…페리 활용한 북한 관광 상품도 만들고파

부동산 개발도 롯데관광개발의 주력사업 중 하나다. 롯데관광개발은 그간 축적된 시행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 중심지에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짓고 있다.

제주 핵심관광명소로 개발될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38층 규모로 제주에서 가장 높은 169m 높이로 지어진다. 롯데관광개발 창업주인 김기병 회장의 숙원사업 답게 연면적도 여의도 63빌딩의 1.8배인 30만3737㎡ 제주 최대 규모로 조성된다.

특히 이곳은 세계적 호텔 브랜드인 하얏트그룹이 전체 1600개 객실, 11개 레스토랑 및 바, 38층 전망대, 부대시설 등을 '그랜드 하얏트(Grand Hyatt)'로 운영할 예정이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사업은 현재까지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달 구주주 청약에서 106.2%에 달하는 초과 청약률을 달성하며 2158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 이를 복합리조트 1·2차 중도금, 인테리어 공사비, 운영비 등에 쓸 수 있게 됐다. 또 세계적 수준의 스타 호텔리어를 잇따라 영입하는데도 성공했다.

백현 사장은 "제주 일대를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늘고 있는데, 제주에는 이들 니즈를 충족할만한 고급 숙박 및 편의시설이 부족해 아쉽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숙박, 쇼핑, 문화시설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고급 랜드마크 리조트로 조성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제주 드림타워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입점하게 돼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인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도 갖췄다"며 "나아가 제주 주민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관광개발은 전세기 사업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백현 사장은 "롯데관광개발 해외영업본부를 총괄 지휘하던 2000년 초반부터 직판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생각으로 전세기 상품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며 "국내 최초로 뉴질랜드로 전세기를 띄웠고, 이후 일본 삿포로와 중국 장자제로 가는 전세기 노선 등 다양한 관광 루트를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일본 홋카이도, 나고야, 대만 타이페이, 중국 우루무치, 영국 런던, 이탈리아 로마 등 전세계에 걸쳐 신규 지역을 발굴하는데 성공했다"며 "다가오는 겨울에는 이집트 카이로로 이동하는 전세기도 선보인다. 이는 국내 최초로 현재까지 모객은 80% 이상 완료된 상태"라고 했다.

또 "앞으로도 전세기 사업을 전개하는데 있어 우리만의 노하우로 신규 지역을 발굴하고, 고품질 상품을 접목시킨 고유한 전세기 상품으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백현 사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북한 관광이라는 원대한 꿈도 꾸고 있다. 크루즈보다 작은 규모인 페리(Ferry)를 이용한 북한 원산·평양 관광상품이 그것이다. 아직 남북한 현실이 녹록치 않은 만큼 구상 단계에 있지만, 여건이 된다면 반드시 북한 상품을 구현하겠다는 각오다.

백현 롯데관광개발 사장은 "속초를 기점으로 북측 원산과 평양을 잇는 관광 상품을 만들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라며 "이는 북한이야말로 전 세계 관광객들이 반드시 가보고 싶어하는 관광지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남북관계가 개선될 여지를 보이고 있어, 여건이 된다면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라고 말했다.

◆ 백현 롯데관광개발 사장 프로필
△1963년생 △경희대학교 대학원 호텔관광학과 관광학 박사 △(이하 현재)경희대 대학원 관광경영학과 겸임교수 △코레일관광개발 비상임이사 △한국관광공사 크루즈관광 자문위원 △인천항만공사 정책자문위원 △한국공항공사 자문위원 △제주도 크루즈발전협의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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