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중에서도 돼지띠가 적지 않다. 현재 나이를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현직 CEO로 일할 수 있는 돼지띠는 47년생, 59년생, 71년생 등이다.
47년생 돼지띠는 올해 73세가 된다. 과거에는 70세까지만 살아도 아주 오래 산 것으로 여겨 중국 당나라의 시인 두보(杜甫)는 '곡강시(曲江詩)'에서 "사람이 70까지 사는 것은 예부터 드물었다"고 했다. 실제로 47년생 돼지띠 CEO는 많지 않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대표이사 회장(도레이케미칼 공동대표이사)을 꼽을 수 있다.
이 회장은 1949년 대전에서 태어나 1999년 도레이새한(도레이첨단소재의 전신)의 초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2012년 회장으로 승진한 뒤 지금까지 20년간 회사를 이끌고 있다. 화학업계 최장수 CEO다.
59년생 돼지띠는 새해 환갑을 맞아 CEO로서 활약이 기대된다. 이들은 국내 재계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활약하고 있다. 이 사장은 1959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현 삼성SDI인 삼성전관에 입사해 영업 및 마케팅 부서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나온 첫 내부 출신 대표이사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자동차와 항공, 철강, 조선 업계에서도 59년생 CEO들이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영조 현대자동차그룹 사장과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대표이사,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사장 등이 돼지띠다.
지영조 사장은 지난해 12월 12일 인사에서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지 2년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 사장은 정보통신기술(IT)과 자동차의 융합을 꾀함으로써 '스마트 모빌리티업체'를 꿈꾸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경쟁력 확보에 힘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재계 5위인 롯데그룹에서는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김선광 롯데콘서트홀·롯데뮤지엄 대표, 김성한 부산롯데호텔 대표이사가 환갑을 맞는다. 이중 강 대표는 올해 신설한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앞세워 전자상거래 중심으로 혁신에 나설 예정이다.
화학업계의 경우 3명의 돼지띠 CEO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과 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 등이 그들이다.
이중 김종현 사장은 지난해 11월 말 정기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올 한 해를 기분 좋게 맞고 있다. 김 사장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LG그룹에서 20여년 간 몸담아왔다. 김 사장은 올해 전지사업 규모를 확대해 확실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사업으로 정착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완재 사장과 장희구 사장은 올해 황금돼지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 기반을 이미 마련했다. 이들은 '1조원 가치' 시장으로 예상되고 있는 투명폴리이미드(PI)필름 시장에서 한 차례 맞붙을 예정이다. 투명PI필름은 폴더블 디바이스(Foldable device)의 핵심 소재로, 올해 초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이 폴더블 폰의 초기 시제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사활을 걸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59년생 돼지띠 CEO다. 하나은행 지점장, 부국증권 IB사업본부 부사장 등을 지낸 기 대표는 2013년부터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을 이끌며 회사를 성장시켰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중소기업특화증권사에 선정돼 중소·벤처 기업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도 1959년생 돼지띠 CEO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갓뚜기'로 유명한 함영준 오뚜기 회장 또한 환갑을 맞는다. 이경재 오리온 대표와 윤석춘 하림 대표, 조점근 동원시스템즈 대표, 서범원 동원 테크팩솔루션 대표 등도 1959년생 돼지띠다. 이경재 대표와 윤석춘 대표는 각각 본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건강기능식품, 가정간편식(HMR) 등으로 진출해 종합식품기업으로서 면모를 다질 전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박주형 신세계 센트럴시티 대표가 1959년 돼지띠다. 이경배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 전태진 BGF포스트 대표이사와 동갑이다.
제약업계도 59년생 돼지띠 CEO 활약이 기대된다. 윤재춘 대웅제약 사장과 서정수 셀트리온제약 사장이 대표적이다.
71년생 CEO로는 조현상 효성그룹 사장,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 이대희 쿠첸 대표이사 사장, 이한조 유닉스전자 대표이사 사장 등이 있다. 삼아제약 오너 2세인 허준 대표와 신일제약 창업주 홍성소 회장의 딸인 홍재현 부사장도 있다. 이들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올해 황금돼지해에 비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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