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 레이 달리오는 미국 월가에서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통한다. 요 몇 년간 이어진 헤지펀드업계의 부진에서 그 역시 예외가 아니었지만, 지난해엔 모처럼 제왕의 면모를 뽐냈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간판 펀드인 '퓨어알파스트래티지'가 지난해 15%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헤지펀드업가 평균 6.7%의 손실을 내고, 미국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이 4.4% 추락한 가운데 거둔 대기록이다. 2009년 3월 바닥을 친 뉴욕증시의 강세장 행진이 지난해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 속에 달리오가 보여준 선전은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잇따라 달리오가 시장을 압도했다며 승리전략에 주목했다. 달리오는 말을 아끼면서도 지난 7일 본인 링크드인 계정(팔로워가 100만명이 넘는다)에 올린 글에서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투자가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달리오는 "당신이 증시가 하락할 때 걱정하고 오를 때 행복해 한다면, 이는 아마도 당신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불균형하다는 걸 나타낸다"며 "또한 당신의 수입이 경제 향방에 묶여 있다면 당신은 수입이 최악일 때 포트폴리오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두 배로 위험한 것이고, 이는 정말 무서운 일"이라고 썼다.
그는 사람들과 기업들이 대개 난처한 처지가 되면 점점 더 많은 돈을 빌려 더 큰 위험에 처한다고 꼬집었다. 그래서 금융시장 롤러코스터의 기복이 그렇게 크고 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달리오는 "핵심은 투자 포트폴리오와 소득을 구조화하면서 체계적인 편향을 갖지 않는 것"이라며 "그래야 서로를 헤지(위험회피)하고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가 운용하는 자산은 1600억 달러에 이른다. 퓨어알파스트래티지는 1991년 출범 이후 연평균 12%의 순수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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