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그룹 방탄소년단(BTS)는 왜 가까워졌을까. 해외 순방길에 나섰던 문 대통령 곁에는 어느새 BTS가 종종 함께 보였다. 문 대통령은 향후 제2의 BTS를 만들기 위한 한류 산업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겠다고 한다. 한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떨치고 있는 BTS는 이제 문 대통령에게 '효자'와도 다름없을 뿐 아니라 정치적 지원군으로 해석되기까지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K팝, 드라마 등
한류 문화에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는데, 이게 우리 문화의 저력"이라며 "제2의 방탄소년단, 제3의 한류가 가능하도록 공정하게 경쟁하고, 창작자가 대우받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문화의 자부심을 가지고 그 성취를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리의 문화가 미래산업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BTS의 관계를 살피려면 이니시계를 빼놓을 수 없다. 이니시계는 문 대통령의 별명인 '이니'가 붙은 시계를 말한다.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 문양과 문 대통령의 정치 철학인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가 시계에 새겨져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24일 BTS는 한국 가수 최초로 유엔 정기총회 연설에 나섰다. BTS 리더인 김남준(RM)은 7분 가량 영어로 진행한 연설에서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젊은 세대를 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령의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뉴욕을 방문한 김정숙 여사는 BTS 멤버들에게 이니 시계를 선물한 바 있다.
같은 달 26일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이니 시계'를 차고 미국 토크쇼에 출연,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해 10월 14일에는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한-프랑스 우정 콘서트'에 참석해 BTS의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미소를 띈 채 BTS의 공연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공연이 끝난 뒤 BTS 리더인 김남준과 악수한 뒤 포옹을 하기까지 했다.
정치와 대중의 만남은 예전 정권에서도 이어왔던 일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BTS가 쌓아가는 친분은 단순히 정치적인 쇼보다는 국민의 지지를 얻고자 하는 바람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다.
BTS의 후광효과보다는 문재인 대통령 개인의 지지도 역시 높다보니,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성에서 당연히 궁합이 맞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해외 순방과 해외 공연이 겹치기라도 하면, 문 대통령과 BTS의 만남은 앞으로도 이어질 거이라는 게 정치권과 문화계 인사들의 기대이기도 하다.
여권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과 세계에 건내고자 하는 메시지의 일부가 BTS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하나의 가수 그룹이 아닌, 미래를 함께 여는 동반자적 관계로 바라보면 더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