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를 졸라 맬 각오를 해야 한다."
천지닝(陳吉寧) 중국 베이징시 시장이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시 인민대표대회 시정부업무보고에서 올해 베이징시가 경기하방 압력, 재정수지 악화 등 도전에 직면해 '곳간' 사정이 빠듯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중국신문망 등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천 시장은 업무보고에서 "외부 경제 불확실성이 늘어남에 따라 올해 일반성 지출을 5% 이상 삭감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해외 출장비, 공무접대비, 차량구입및 유지비 등이 모두 일반성 지출에 포함되는 항목이다.
이는 올해 베이징시 재정수입 증가율은 둔화가 예상되는 반면, 재정지출은 큰 폭으로 늘어나 재정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천 시장은 "올해 베이징시 경제성장률이 6~6.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재정수입 증가율은 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베이징시 재정수입 증가율 6.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올해 중국 지도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대대적인 감세 조치를 예고하면서 베이징시 재정수입이 300억 위안 줄어들 것인데다가 최근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시정부의 주요 재정수입원이었던 토지 양도수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반면 올 한해 베이징시는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수도권 통합계획, 비(非)수도 기능 외곽 이전,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0주년 기념 행사,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회의, 베이징시 원예박람회 개최 등 지출 항목은 크게 늘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무역전쟁 속 중국 경기둔화로 수도 베이징시 정부가 재정 운용 방면에서 직면한 도전은 다른 지방정부도 맞닥뜨린 과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앞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지난 9일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각급 정부와 부처에서 허리띠를 졸라맬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바로 다음 날인 10일엔 류쿤(劉昆) 재정부장도 중국 국영중앙(CC)TV, 신화통신 등 관영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줄여야 할 지출은 반드시 줄여야 한다"며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빠듯하게 살림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전쟁으로 경기하방 압력이 확대되며 중국의 지난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6.5%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6.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중국 지도부는 지난달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감세와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경제 역풍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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