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 즉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시한이 불과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영국이 정치적 큰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6월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 영국의 EU와의 '이혼' 마무리 절차는 그야말로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의 국경 문제에 대한 의견 접근을 이루면서, 양측은 지난해 11월 585쪽에 달하는 EU 탈퇴협정과 26쪽 분량의 '미래관계 정치 선언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 주 영국 하원은 찬성 202표, 반대 423표로 의회 표결 역사상 가장 큰 차이로 합의를 부결 시켰다. 이로 인해 큰 충격 없이 질서 있는 브렉시트를 추진했던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합의 없는 브렉시트, 즉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면서 세계 금융 시장은 불안한 모습이다. 미중 무역전쟁, 이로 인한 중국의 경기둔화 , 벌써 한달 째를 맞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등과 더불어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새해 들어 세계 경제성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 EU에 잔류하는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간 발생할 국경 문제는 브렉시트 순항의 가장 큰 걸림돌 이다. 현재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는 사람과 차량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단일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만약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군인이나 경찰이 엄격히 국경을 통제해야 하는데 이를 ‘하드 보더(Hard Border)’라고 한다. '하드 보더'를 반대하는 EU와 상반된 입장의 영국은 EU 탈퇴협정에 '안전장치(backstop)' 조항을 마련했다.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것이다.
영국 의회가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안전장치' 조항과 관련해 메이 총리는 21일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면서도 의회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EU와의 추가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 정치권과 언론의 반응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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