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이 한진중공업 채권단을 일제히 긴급소집했다. 필리핀 수빅조선소 기업 회생절차에 따른 본사 영향 및 유동성 해결을 위한 조치다.
채권단은 수빅조선소 회생절차에 따른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논의하고, 앞으로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 99.99% 지분에 대한 장부가격은 6316억원이다. 한진중공업의 재무제표상 자본총계는 5016억원이다. 기존 회생절차 사례에 따라 수빅조선소의 지분가치를 '0'으로 반영할 경우 완전 자본잠식이다.
또 한진중공업의 자산담보부대출(ABL)의 신용등급이 하향 검토대상에 올랐기 때문에 채권단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현재 ABL 규모는 총 933억원으로 산업은행이 666억원, 우리은행 133억원, 하나은행 133억원씩 보유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신용등급이 사실상 C등급 문턱까지 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은행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필리핀에서는 ‘필리핀토지은행’ 등 필리핀 정부 소유 은행들을 잘 설득해서 대출금을 재조정하거나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며 “한국 채권은행들도 같은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자칫 밑빠진 독에 물 붙는 격이 될 수도 있어 한국의 은행들이 섣불리 나설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