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에서 고객들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부동산 시장 둔화와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571조3798억원으로 전달 대비 1조153억원 늘었다. 이 증가폭은 2017년 3월(3401억원) 이후 가장 낮은 규모다.
전월 증가폭인 4조161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1월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모두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은행의 지난해 11월, 12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4조원 넘게 증가했지만 1월엔 2조3678억원 증가하며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처럼 대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정부의 9·13 대책의 영향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출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됐다. 9·13 대책은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한 사람은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지난달 말 개인신용대출 잔액도 감소세다. 1월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조916억원 감소했다. 감소폭은 2017년 12월 3조4984억원 이후 가장 컸다.
통상 개인신용대출은 직장인들이 연말 성과급 등을 지급받는 연말·연초에 잔액이 줄어든다. 목돈으로 대출을 갚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주택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 이자가 더 높기 때문에 신용대출 상환에 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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