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확정 한전공대 설립 속도…개교까지 곳곳 암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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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9-02-1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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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주 부영CC 부지 무상공급…2022년 부분개교 목표 속도

  • 내달 한전ㆍ道 실시협약 마무리…마스터플랜도 상반기 완성

  • 운영비 마련 시급…야권 반대 속 예타면제ㆍ지원법 제정 난항

한전공대가 들어설 나주시 '부영CC' 일원 [사진 = 연합뉴스]

'세계 최고수준의 에너지 특화 공과대학'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추진 중인 한전공대 설립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한전공대가 들어설 입지로 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 부영CC 일원이 확정된 이후 전남도는 이달 내 대학 설립을 지원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한다. 한국전력 역시 내달 중 전남도와 실시협약을 마무리하고 올해 상반기 안에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한전공대 설립 준비를 본격화한다.

오는 2022년 부분개교를 위해 지자체와 한전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아직 설립예산 확보, 정치권 동의, 정부 지원책 마련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 '세계 최고 에너지 특화대학' 목표…한전공대는 어떤 학교?

한전은 에너지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에너지 특화대학이 필요하다고 판단,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해왔다. 특히 대학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의 호남지역 대표 공약이기도 하다.

한전이 지난해 9월 공개한 한전공대 설립 중간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한전공대는 '에너지 분야에서는 20년 내 국내 최고, 30년 내 5000명 대학 클러스터 규모의 세계 최고 공대를 실현한다'는 게 성장 로드맵이다.

한전공대는 학생 1000명, 교수 100명이며 학생은 대학원 60%와 학부 40%로 구성된다. 부지 규모는 대학 40만㎡와 대형연구시설, 클러스터를 포함해 모두 120만㎡로 오는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교수와 학생들에게는 파격적인 학업과 진로 지원을 통해 국내외 최우수 연구와 창업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학생 전원의 입학금과 등록금은 면제하고 아파트형 기숙사를 무료로 제공하게 된다.

교수진 역시 글로벌 수준의 보상과 지원을 통해 특급 교수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학을 이끌어갈 총장은 노벨상급 국제상 수상 경력을 갖고 기업가적 능력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인물을 초빙한다. 연봉은 미국 톱 수준의 연봉(100만 달러+a)을 제공할 것으로 전해진다.

교수들 역시 석학급 연구원과 교수를 초빙해 과기대 3배 이상의 연봉(4억원+a), 국내대학 2배 수준의 연구 시드머니(10억원+a)를 제시하게 된다.

아울러 안정적인 연구 환경 제공을 위해 가족 친화적인 정주환경을 갖춘 사택제공과 금융지원 혜택도 주어진다.

학생 대비 교수 비율은 국내 대학 중 가장 공격적인 '학생 10명당 1명'을 기본으로 국내외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 기능 유지를 위해 전체 교수 수는 100명 +α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 2022년 개교 목표…경제성 부분 만점 '부영CC'에 들어서

한전공대 입지선정 공동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한전공대 범정부 지원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전남 나주시 부영CC를 한전공대 입지로 발표했다. 2022년 부분개교를 향한 큰 산을 넘은 것이다.

부영CC는 나주시 빛가람동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한전 본사로부터 2㎞가량 떨어져 있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골프장의 절반가량을 대학부지 40만㎡, 골프장 인근 송림제 인근 부지 80만㎡를 클러스터와 랜드마크형 대형 연구소 부지로 무상 공급하기로 했다.

해당 부지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한전 본사와 인접해 접근성과 연계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다.

건물이 거의 없는 골프장 부지에 그대로 착공이 가능하고, 개발제한구역·문화재보호구역 등 개발 규제사항도 없어 2022년 조기개교에 적합한 부지로 꼽힌다. 최종 후보지 2곳 중 2차 심사결과 부영CC가 92.12점, 첨단산단 3지구가 87.88점을 받았다.

공동위는 부영CC가 주요 항목심사 결과 부지조건, 경제성, 지자체 지원계획, 개발규제 항목에서 골고루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20점 만점의 경제성 항목에서 부영CC는 부지 무상 제공을 조건으로 만점을 획득해 입지여건에서 2점여 뒤진 결과를 뒤엎었다.

경쟁 후보지였던 광주의 첨단산단 3지구는 산학연 연계, 정주환경 및 접근성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다른 항목에서는 부영CC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한전은 향후 부영CC를 추천한 나주시와 지자체가 제안한 내용의 이행을 확약하기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부지조성과 관련한 각종 인허가 해결과 캠퍼스 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 설립 준비 착착…내달 중 한전·전남도 실시협약 마무리

한전공대 설립을 위한 준비는 착착 진행 중이다. 한전공대를 유치한 전남도는 대학 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만들고 한전은 내달 전남도와의 실시협약을 마무리, 올해 상반기 중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한전공대 설립 준비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우선 전남도는 3개팀 17명 규모의 한전공대 설립 지원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2월 중 구성한다. TF는 한전과의 한전공대 입지선정 실시협약을 앞두고 이를 전담하기 위한 조직으로 전남도·나주시와 함께 한전까지 협력기관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TF 구성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한전 측과 한전공대 입지 실시협약에 착수한다. 한전과 전남도는 한전공대 입지 제공 조건 등에 대한 상세한 협의를 시작해 3월 중에 협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실시협약이 이뤄지면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전남도의 한전공대 부지제공 조건과 지원계획 등이 공개될 전망이다.

전남도는 실시협약이 마무리되면 TF를 정식 조직으로 출범시킬 생각이다. 가칭 '한전공대 설립 지원단'은 최대 4~5개팀 25~30명 규모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 측은 실시협약이 마무리되는 대로 학교·교과 체계 등을 정리한 최종용역보고서가 나오면 마스터플랜 마련에 착수한다. 마스터플랜은 올해 상반기 중에 완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전공대 부지 선정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작업도 마무리됐다. 전남도는 한전공대 설립부지가 선정되자 곧바로 주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지가 상승을 노린 불법적인 투기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대상 지역은 나주시 금천면과 산포면, 다도면 일원 4.18㎢, 3710필지다.

지정 기간은 2월 3일부터 2022년까지 3년간이다. 앞으로 해당 지역에서는 일정 면적 이상 토지를 거래할 때 반드시 나주시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지 않고 계약을 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토지거래허가 받은 목적대로 토지를 이용하지 않으면 나주시장이 의무를 이행하도록 명할 수 있다.

◆ 야권 반대 속 예타면제·지원법 제정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한전공대 입지 선정으로 지자체 간 치열한 유치경쟁이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2022년 부분개교 목표 달성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돈이다. 당장 한전공대 설립에는 약 5000억원이 필요하다. 또한 매년 운영비로 약 5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예산 마련과 배분이 시급하다.

한전 주축으로 설립하는 대학이고 에너지산업 관련 인재를 육성한다는 측면에서 관련 예산을 한전이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한전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한전은 지난해 1∼3분기 431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전은 비용 전액을 자체 부담하기 쉽지 않으며,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지원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정부, 지자체가 소요예산을 부담하는 과정 역시 만만치 않다. 정부 예산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당장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하고, 특별법 등을 통한 재정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야권의 동의가 필수다.

'한전공대 설립지원위원회' 차원에서 한전공대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여부가 논의되고 있으나,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재정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나 특례법 개정 등에 대해서도 일부 야당의 반대가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 지난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내 대학 정원이 남아돌고 한전 재정이 악화했다는 이유로 공대 설립을 반대했다.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일부 주주들이 반대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립에 대한 반대여론이 커져 재정문제, 예타 심의나 대학 법인 설립 인허가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촉박한 일정상 2022년 부분개교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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