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뮌헨 안보회의에서 펜스 미국 부통령이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 배제를 촉구하자 양제츠 정치국원이 이를 비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30분 가까이 이어진 연설에서 “중국 법은 정부가 기업들의 네트워크 및 장비의 모든 데이터에 접근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동맹국들은 중요한 통신 기반 시설을 보호할 필요가 있고, 우리는 이 위협에 대해 늘 분명한 입장을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연설 무대에 오른 양제츠 정치국원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양 국무위원은 “중국 법률은 기업들이 정보 유출을 가능케 하는 ‘백도어(back doror)를 설치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보를 수집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기술 패권을 거부한다”고 반박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정부·군부의 첩보·정보 업무에 관여돼 있다고 주장하며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해왔다. 이후 일부 유럽국가들이 이에 동참하며 ‘화웨이 보이콧’이 세계로 확산되는 듯 했으나 최근 이탈리아, 독일, 헝가리 등이 미국에 반기를 들면서 유럽은 미·중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상황이다.
두 사람은 이 격전지에서 무역협상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설전을 벌였다.
펜스 부통령은 양국의 최대 갈등 사안인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도, 기술이전 강요 문제가 구조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펼치고 있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비난했다. 그는 “중국은 ‘항행의 자유’라는 구실로 중국의 주권과 국익을 해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한다”며 “단호하게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해역의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필리핀·베트남·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국가, 대만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다. 항행의 자유 작전은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무력시위 성격으로 중국의 반발을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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