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를 위한 예산이 9800만원으로 1억원 가까이를 들여 진행한 연구 결과 결론이 무성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에서는 북한식으로 사이시옷을 아예 쓰지 않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사이시옷 등 사잇소리 표기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 ‘사잇소리 관련 어휘의 발음 및 표기 실태 조사’ 연구를 한 결과 당장 개선 방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이시옷 표기 방안이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큰 가운데 개선 방안 마련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국어원은 당초 연구를 진행하면서 사잇소리 관련 어휘의 발음 및 표기 현황을 조사하고 전문 분야의 사이시옷 표기 실태를 조사하면서 개선 의견을 수렴해 사잇소리 표기 개선 실행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었으나 연구 결과 개선 방침 추진을 포기한 것이다.
33년 전에 한글맞춤법 통일안이 만들어지면서 이렇게 정해졌으나 현재는 한자인지 고유어인지 구별하는 것 자체가 힘들게 됐다는 한계가 있다는 데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등굣길’, ‘하굣길’이라고 표기하는 것이 원칙으로 발음은 하지 않아 어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세방’, ‘전세방’ 등 한자어 사이에서는 안 쓰는 것이 맞고 ‘전셋집’에는 ‘집’이 고유어여서 또 쓰는 것이 원칙이어서 혼란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국어원 관계자도 “답이 잘 안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연구에서는 북한식으로 아예 사이시옷을 쓰지 않도록 표기하는 방안도 대안 중의 하나로 검토됐다. 오류율이 줄어들고 있으니 현재의 방안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자는 방안도 나왔고 한자어가 하나라도 있으면 쓰지 말도록 하자는 안도 포함됐다.
국어원 관계자는 “사이시옷 활용 실태조사 결과 당장 마땅한 개선 방안을 내기가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며 “남북이 국어 어휘 사용을 놓고 합의를 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만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어원 관계자는 “활용 실태 파악을 위해 조사를 해 본 것이고 바로 변경을 하는 것도 헷갈리는 일이어서 일정을 가지고 개선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며 “바꾸려 하면 수조원의 교체 비용이 들어 더 혼란스러울 수 있고 이런 혼란을 감수할 정도로 좋은 방안이 나오지 않은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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