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시’는 기초자치단체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급 위상에 걸맞은 행정·재정 자치 권한을 확보하고, 일반 시와 차별화되는 법적 지위를 부여받는 새로운 지방자치단체 유형을 말한다.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가 ‘100만 이상 대도시에 행정적 명칭으로서 특례시를 부여하고 사무 특례를 확대해 나간다’는 내용이 포함된 개정안이 통과된 것이다.
이날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특례시 법제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에 백군기(용인)·염태영(수원)·허성무(창원) 등 해당 시장들까지 총출동하는 등 발디딜 틈 없는 대성황을 이뤘다. 김순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우영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도 참석해 힘을 실었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은 이 문제를 ‘몸에 맞지 않는 옷’이라고 표현했다. 김 의원은 “2013년부터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에 대한 특례와 특례시 지정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면서 “도시의 규모와 위상에 적합한 행정·재정적 권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유일하게 지방도시 중 특례시 지정을 노리고 있는 창원의 박완수 한국당 의원은 “다른 도시들과 달리 창원은 정부의 계획 의해 인근 지역들이 통합된 곳”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통합만 시켰지, 여전히 광역과 기초단체라는 이분법적인 틀에 갇혀 권한을 주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통합 창원시는 지난 2012년부터 기초지자체로는 유일하게 광역 소방사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도 법령 미정비로 소방안전교부세 지원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공은 국회로 넘어오게 됐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정부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175조 대도시에 대한 특례인정 조항에는 ‘서울특별시·광역시 및 특별자치시를 제외한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인 ‘특례시’와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의 ‘행정, 재정운영 및 국가의 지도·감독에 대해 그 특성을 고려해 특례’를 둘 수 있게 했다.
특례시와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의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특례시 지정 기준이 단순히 ‘인구’로만 지정하다 보니 100만명에 못 미치는 지방 대도시들이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이나 대도시 인근으로의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감도 나온다.
인구가 100만명에 못 미치는 대표적인 도시는 전북 전주시와 충북 청주시, 경기도 성남시 등이다. 성남은 96만명으로 100만명에 다소 모자라고, 전주(65만명)와 청주(85만명)은 ‘도청소재지’라는 점을 내세워 특례시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김병관 민주당 의원(성남 분당갑)은 성남시의 특례시 지정을 위한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김 의이 지방자치법 개정안과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은 ‘인구 50만 이상으로서 행정수요자의 수가 100만 이상인 대도시와 도내 광역시가 없고 도청 소재지인 대도시들도 특례시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 23명은 전주시와 청주시도 특례시에 지정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 대표는 “전주와 청주의 특례시 지정은 지방분권을 완성시키고 환황해권 경제시대를 촉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례시가 뭐길래”…지정될 경우 프리미엄은?
대도시들이 특례시 지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행정·재정적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재정수입이 현재보다 획기적으로 증가한다는 얘기다. 수원시의 경우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용인시도 비슷한 규모의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
행정적으로도 특례시는 도를 통하지 않고도 중앙정부와 직접 교섭해 정책 결정을 신속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지사 권한인 택지개발지구 지정과 도시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을 시장이 직접 할 수 있고 도지사를 통해 장관에게 제출하던 농지전용허가 신청서 발송이 가능해진다.
실·국·본부를 현재보다 2∼3개 더 설치할 수 있고, 구청장 직급도 3·4급에서 3급으로 상향된다. 구청에도 2∼3개국을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특례시 지정은 자치입법, 자치재정, 자치조직, 자치행정 등 4대 지방자치권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시대적 흐름이자 요구인 지방분권은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최고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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