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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서 국내 가장 오래된 신라 방패·배 모양 목제품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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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4-0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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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세기 제작 추정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일 경북 경주 월성(月城·사적 제16호)에서 발견한 문화재 복사본을 공개하고 있다. 연구소는 월성 해자에서 1600년 전 무렵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 방패 2점과 목재 배 등이 발견됐다고 이날 밝혔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방패와 배 모양 목제품이 출토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경주 월성(사적 제16호) 정밀발굴조사 중 해자 내부에서 의례에 사용된 국내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축소 모형 목재 배 1점과 4~5세기에 제작된 가장 온전한 형태의 실물 방패 2점, 소규모 부대 지휘관 또는 군을 다스리는 지방관인 당주와 곡물이 언급된 문서 목간 1점 등을 발굴해 2일 공개했다. 해자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를 둘러서 판 물도랑 또는 못을 말한다. 월성 해자는 삼국통일 이전의 수혈해자(4~7세기)에서, 통일 이후 석축해자(8세기 전후)로 변화했다.

이번에 공개한 축소 모형 목재 배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축소 모형 배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통나무배보다 발전된 형태로 실제 배와 같이 선수와 선미가 분명하게 표현돼 있고 크기는 약 40cm다. 배는 약 5년생의 잣나무류로 제작된 것으로 제작 연대는 4세기에서 5세기 초(350~367년 또는 380~424년)로 산출됐다.

이번에 나온 월성의 모형 배는 일본의 시즈오카현 야마노하나 유적에서 출토된 고분시대 중기(5세기)의 모형 배와 선수‧선미의 표현방식, 현측판(상부 구조물이 연결되는 부분)의 표현 방법 등이 유사하다. 기존에는 토기 모양의 배가 발견돼 실제 사용 여부가 불분명했지만 목재로 만든 배는 당시 실제로 사용하던 배와 유사한 형태로 추정되고 있다. 각종 행사에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불에 그을린 것도 이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방패는 손잡이가 있는 형태로 발견된 최초의 사례로 가장 온전한 형태의 실물 자료라는 평가를 받는다. 2점 모두 수혈해자의 최하층에서 출토돼 하나는 손잡이가 있고, 하나는 없는 형태다. 크기는 각각 가로‧세로가 14.4×73cm와 26.3×95.9츠로 두께는 1cm와 1.2cm다. 표면에는 날카로운 도구로 기하학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붉은색‧검은색으로 채색했다. 일정한 간격의 구멍은 실과 같은 재료로 단단히 엮었던 흔적도 있다. 실제 방어용 무기로 사용했거나 의장용으로 사용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두 개의 방패에 모두 그려져 있는 동심원은 태양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목간은 3면 전체에 묵서가 확인돼 곡물과 관련된 사건을 당주가 보고하거나 받은 것으로 6세기 금석문(국보 제198호 ‘단양 신라 적성비’)에 나오는 지방관의 명칭인 당주가 목간에서 등장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벼, 조, 피, 콩 등의 곡물이 차례로 등장하고 부피를 일(壹), 삼(參), 팔(捌)과 같은 갖은자(같은 뜻을 가진 한자보다 획이 많은 글자, 금액이나 수량에 숫자 변경을 막기 위해 사용했다)로 표현했다. 안압지(현재 동궁과 월지) 목간(7~8세기)에서도 갖은자가 확인돼 신라의 갖은자 사용 문화가 통일 이전부터 있었다는 자료로 평가된다.

월성해자 내부에서는 이외에 호안 목제 구조물과 다양한 유물들이 확인됐다. 목제 구조물은 해자 호안(기슭) 흙이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는 시설로 수혈해자 북벽에 조성됐다. 최대 높이 3m인 나무기둥과 최대 7단의 판재가 확인돼 대규모 토목 공사가 삼국통일 이전에 이뤄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신라의 목제 구조물 전체가 확인된 최초 사례다.

해자 내부 흙을 1㎜이하 고운 체질로 걸러 총 63종의 신라의 씨앗과 열매도 확보했다. 물 위의 가시연꽃, 물속에 살았던 수생식물, 해자 외곽 소하천변의 느티나무 군락 등을 파악했다. 해자 내부에서 확인된 6개월 전후의 어린 멧돼지뼈 26개체는 신라인들이 어린개체를 식용 혹은 의례용으로 선호했던 것을 시사한다.

22만2000㎡ 규모의 경주 월성 발굴조사는 올해로 5년차로 지금은 성벽(A지구)과 건물지(C지구), 해자를 조사 중이다. 월성 C지구에서는 건물지를 비롯한 내부 공간 활용 방식과 삼국~통일신라 시대에 걸친 층위별 유구 조성 양상이 확인됐다.

방패와 목제 배 등 이번에 공개되는 유물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월성의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된 유물들은 5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열리는 ‘한성에서 만나는 신라 월성’ 특별전에서 일반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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