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루키’ 조아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에서 쟁쟁한 언니들을 모두 제치고 역전 우승 드라마를 썼다. 조아연은 프로 데뷔 이후 첫 우승을 개막전에서 차지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조아연은 7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선5를 1타 차로 따돌린 극적인 역전 우승이다.
조아연은 올 시즌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마지막 국제대회였던 월드아마추어 팀 챔피언십 개인전에서 우승하며 KLPGA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또 KLPGA 투어 시드전에서도 수석 합격하며 올해 신인들 가운데 가장 돋보인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조아연은 공동 6위에 오르며 우승 가능성을 보였고, 두 번째 나선 이번 대회에서 제주의 바람을 뚫고 생애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조아연은 우승 상금 1억2000만원도 챙겼다.
첫 우승도 극적이었다. 조아연은 대회 첫날 공동 30위로 출발해 놀라운 뒷심을 선보였다. 둘째 날 공동 5위로 올라섰으나 셋째 날 공동 7위로 다시 내려가 우승권과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날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조아연은 이날 첫 1번 홀(파4)에서 보기로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만회했다. 9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전반에 2타를 줄인 조아연은 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4개를 잡아냈다. 12, 13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골라낸 뒤 15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이 홀에서 김민선이 보기를 적어내 조아연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우승은 마지막 홀에서 결정됐다. 조아연은 18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프린지에 올려 이글 퍼트를 시도했다. 이글 퍼트는 라이를 잘못 읽은 탓에 우측으로 벗어났으나 약 1m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리더보드 맨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김민선은 충격적인 스리 퍼트로 연장전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김민선은 세 번째 샷을 홀 바로 옆 1m 거리에 붙였다. 버디 퍼트를 성공하면 조아연과 함께 연장전에 돌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민선의 버디 퍼트는 홀컵 좌측 안쪽을 돌아 나왔다. 조아연의 극적인 우승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흔들린 김민선은 파 퍼트마저 홀컵 우측 안쪽을 맞고 다시 돌아 나와 스리 퍼트 보기로 공동 3위(7언더파 281타)까지 떨어졌다.
조아연은 새내기 경쟁을 벌인 박현경과 임희정을 따돌리며 신인상 포인트 1위로 올라서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0순위’로 자리를 잡았다. 이 대회에서 임희정은 컷 통과에 실패했고, 박현경은 11오버파 공동 58위로 부진했다.
김민선이 스리 퍼트를 하는 바람에 이날 3타를 줄인 조정민이 8언더파 단독 2위로 준우승을 차지하는 행운을 얻었다. 김민선과 함께 박주영, 나희원 등이 7언더파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기대를 모았던 ‘대세’ 최혜진은 마지막 날 3타를 잃는 부진으로 4언더파 공동 9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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