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과 퀄컴은 성명을 통해 특허 소송 등 모든 소송을 기각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애플이 퀄컴에 일회성 로열티를 지급하고, 2년 연장이 가능한 6년짜리 라이선스 계약을 상호 체결하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4월 1일부로 효력이 발생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해묵은 갈등을 해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퀄컴의 주가는 전일 대비 20% 급상승했다.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애플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후 퀄컴이 일련의 개별 소송을 통해 애플에 승리하면서 아이폰 판매 금지 조치를 끌어냈다. 애플과 인텔이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은 퀄컴 특허를 인텔 칩에 통합, 품질을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애플은 특허 침해를 부인하면서 반목을 거듭했다.
특허권을 두고 벌어진 애플과 퀄컴의 분쟁은 한두 건이 아니었지만 천문학적인 소송 금액 등으로 화제가 되면서 글로벌 IT업계의 지형에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합의도 분쟁 중에 나온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퀄컴의 변호인 측이 공개 변론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애플이 예상보다 빨리 5G 기반 아이폰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기대감도 나온다. 애플은 퀄컴과의 분쟁 이후 인텔 모뎀 칩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인텔의 경우 2020년까지 5G 관련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었다.
반면 퀄컴은 5G를 지원하는 모뎀을 보유한 상태지만 불편한 애플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삼성 등 경쟁사에 비해 5G 기반 아이폰 출시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지난 14일 애플 등 경쟁사에 5G 칩을 판매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힌 데 시장의 관심이 쏠린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CCS 인사이트의 벤 우드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의 소식은 퀄컴에게는 큰 뉴스"라며 "퀄컴이 애플과 다년간의 계약을 했다는 점은 퀄컴에 엄청난 호재이며 애플이 5G 서비스에 대해서는 옵션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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