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행정안전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소방청 등 관계기관이 ‘범정부 화재안전 특별대책’을 마련해 30일 국무회의에서 보고했다고 밝혔다.
특별대책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처럼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화재 참사를 막고 위해 마련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화재안전 제도 개선과 화재예방·대응체계 강화, 안전문화 확산 3개 분야에서 227개 개선과제를 담았다.

30일 정부세종2청사 행정안전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범정부 화재안전 특별대책(안)’에 대한 정부 합동 기자회견에서 허언욱 행정안전부 안전정책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2019.4.30. [사진=행정안전부 제공]
화재안전기준 강화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이날 공포되는 ‘건축물관리법’을 통해 체계적으로 유지·관리한다. 화재로 인명피해가 커질 수 있는 의료시설과 노인·유아시설에는 화재 안전성능 보강 의무를 부여한다. 보강 비용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일부 지원한다.
화재 주요 원인인 전기설비 관련 안전관리 기준도 강화한다. ‘전기안전관리법’을 새로 만들어 적합·부적합으로 나뉘던 전기설비 안전점검을 등급제로 바꾼다. 대형가전에만 표기하던 전기용품 권장 안전사용기간은 선풍기와 전기밥솥 등 소형가전으로도 확대한다.
모든 작업장에서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용접 등 화기작업을 할 때는 화재감시자를 배치해 2인1조로 작업하도록 했다. 지금은 연면적 1만5000㎡ 이상 건설공사에만 화재감시자가 있다.
화재 취약시설인 고시원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정부는 스프링클러가 없는 고시원 1826곳에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설치비 일부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 71억원을 반영했다.
또한 건물 층수나 면적에 따라 달랐던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를 모든 병원급 기관으로 확대한다. 요양병원·정신의료기관에만 의무화된 자동화재속보설비도 전체 병원급으로 확대 적용한다. 전통시장에는 올해 223억원가량을 투입해 노후 전기설비를 바꾸고, 사물인터넷(IoT) 화재알림시스템을 새로 설치한다.
고양 저유소나 KT 아현통신구 같은 기반시설 화재 예방을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11년 주기인 석유저장탱크 정기검사 사이에 중간검사 제도를 도입해 검사주기를 단축한다.
현재 500m 이상 통신구에만 의무화된 소방시설 설치는 모든 통신구에 확대한다. 최근 화재가 빈발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설치기준과 소방시설 기준을 신설해 안전관리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4일 오후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변압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인근 주택의 땔감이 불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 예방·대응역량을 높이는 데도 나선다. 용도에 따라 분류하던 소방시설 설치기준을 수용 인원과 건물 특성 등을 고려한 이용자 중심으로 개편한다.
119통합정보시스템은 전국 화재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할지역에 관계없는 빠르게 출동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강원도 동해안 산불과 같은 대형 화재는 화재 발생 초기부터 관할 구분 없이 대응하며, 이런 내용을 담은 ‘화재대응에 관한 법률’을 새로 만든다.
아울러 2022년까지 소방인력 2만명을 충원한 뒤 적절한 배치로 소외지역이 없게 할 계획이다. 노후 무전기는 올해 안에 모두 교체하고, 좁은 골목에서도 쓸 수 있는 소형 사다리차 개발·보급도 추진한다.
국민 대상 화재 교육도 확대한다. 화재 때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게 ‘불나면 대피 먼저!’ 교육을 강화하고,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불시 대피훈련 등을 실시한다. 안전체험관과 이동안전체험차량은 늘린다.
정부 관계자는 “범정부 화재안전 특별대책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계속 확인·점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모든 기관이 화재안전 제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안에 화재안전 특별조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특별조사는 지난해 7월부터 2단계에 걸쳐 전국 55만5000여개 건물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17만3000개 건물에 대한 1단계 조사를 마무리했다.
1단계 조사 결과 대상 건물의 61.3%에 해당하는 10만6180개가 ‘불량’ 판정을 받았다. 화재 위험요인 약 51만건도 확인해 보완조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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