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노조와 별개 대화 창구를 두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대우조선 노조는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현장 실사를 강행한다면 무력 충돌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난감한 입장이다. 회계 장부와 실제 설비 간 차이가 없는지 눈으로 확인해야 하지만,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장치 산업인 조선업의 성격상 부실채무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노조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지난 3월 산은과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합병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측이 아닌 만큼 대우조선 노조와 맞상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반면 실사 종료일은 가까워지고 있다. 앞서 현중과 산은은 지난 달부터 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최대 10주로 잡아도 이번 주 또는 다음 주 중 현장 실사가 뒤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현중과 산은이 노조를 피해 게릴라전식 현장 실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실현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대우조선은 2015년 대규모 분식회계가 불거지면서 여러 차례 회계 및 현장 실사를 받은 바 있다. 샅샅이 실태가 드러난 만큼 추가적으로 확인해야 할 내용이 적다는 의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장 실사를 해야 하지만 직접 나설 수는 없는 상황이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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