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진출한 주요 증권사 5곳이 현지에서 이익을 늘리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5개 증권사가 세운 베트남 법인은 올해 1분기 순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7% 가까이 많아졌다.
이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5곳을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다. 덩치로 치면 신한금융투자 대신 삼성증권이 들어가야 하지만, 이 회사는 베트남 법인을 두고 있지 않다.
베트남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번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다. 1분기 베트남 법인 순이익이 36억원을 넘었다. 다만, 1년 전에 비해서는 8% 가까이 줄었다. 베트남에 가장 먼저 진출한 미래에셋대우는 현지에서 자기매매와 주식·채권 중개업무를 하고 있다.
주식시장 상승률이 기대를 밑돈 영향이 커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베트남 VN지수는 2018년 1분기만 해도 19%가량 올랐다"며 "올해 1분기 상승률은 약 9%에 그쳤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베트남에서 고전했다. 1분기 현지법인 순이익은 3억원으로 1년 만에 21%가량 줄었다. 신한금융투자는 현지에서 기업금융 분야에 집중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진출한 지 얼마 안 돼 시스템 구축이 더 필요하다"며 "인건비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은 적자를 이어갔다. 1분기 순손실은 1억4000만원이었다. 그래도 전년 동기 순손실(2억5000만원)보다는 줄었다. 법인이 지난해 100% 자회사로 편입된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반대로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은 실적을 개선했다. 1분기 순이익은 15억원으로 1년 만에 47%가량 늘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위탁매매 점유율을 높인 덕분에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법인 자기자본은 현재 90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하기로 했다.
KB증권 베트남 법인은 1분기 순이익 9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00% 가까이 늘었다. 베트남 법인은 현재 위탁매매뿐 아니라 IB와 인수자문 업무도 한다. 법인은 얼마 전 두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금을 1000억원으로 늘렸다. KB증권 관계자는 "자본확충을 통해 영업력이 강화됐다"고 전했다.
나머지 증권사도 속속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한화투자증권이 베트남 증권사인 HFT를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베트남 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아직 현지법인을 세우기보다는 현지 증권사와 협력하는 편이 낫다고 보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휴사와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사업영역을 늘릴 것"이라며 "현지법인 설립은 그런 다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8%로 애초 예상치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12조9000억원으로 최근 3년 사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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