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뷰] 설거지 싫어한다면 쿠쿠 식기세척기 '마시멜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임애신 기자
입력 2019-06-01 13:4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기자의 기억 속에 식기세척기는 1994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외할머니 댁에 가면 식기세척기가 있었다. 외할머니는 그릇이 제대로 안 씻긴다며 세척기에 돌린 후 설거지를 따로 해야 한다고 하셨다. 식기세척기는 어느 순간 코드가 뽑힌 채 그릇 수납장으로 바뀌었다.

약 25년이 지난 지금 식기세척기가 얼마나 달라졌을지 궁금해 지난달 14일부터 24일까지 총 10일 동안 쿠쿠의 식기세척기 '마시멜로'를 사용해봤다.

쿠쿠하면 밥솥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다. 최근에는 종합 건강 생활가전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식기세척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밥솥을 주로 만들던 기업이 선보인 식기세척기는 어떨까 궁금했다. 마시멜로를 택한 이유다.

10일 동안 제품을 빌렸지만 실사용일은 일주일 정도다. 식기세척기 전용 세제가 따로 있는지 몰랐다. 인근은 물론이거니와 대형마트에서도 식기세척기용 세제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온라인을 주문하고 받기까지 3일이 걸렸다.

 

[사진= 쿠쿠 홈페이지]

마시멜로 식기세척기를 처음 봤을 때 느낀 이미지는 깔끔하다는 점이다. 사각형이지만 모서리가 곡선으로 처리 돼 있어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화이트라서 어디에 배치해도 인테리어 적으로 튀지 않는다.

제 아무리 기계치라고 해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조작이 단순하다. △전원 △세척선택 △시작·정지 세 가지 버튼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

제품 총용량은 13킬로그램(kg)이며, 3인용 컴팩트형 미니 사이즈다. 싱크대가 그다지 넓지 않음에도 설치하는 데 공간의 제약이 없었다. 싱크대에 큰 정수기를 올려놓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설레는 마음으로 제품을 개봉했는데 '아차' 싶었다. 식기세척기는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물이 공급되고 나가는 선을 연결해야 한다. 정수기 설치할 때 전문가가 오듯이 마시멜로 설치를 위해 기사분께 전화를 드려야 하나 싶었다.

그 순간, 제품 윗부분의 물탱크가 눈에 들어왔다. 이 물탱크에 물을 따라 넣으면 별도로 물을 공급해주는 선을 연결할 필요 없이 빠져나가는 호스만 연결해주면 된다. 이 내장형 스마트 물탱크에는 5리터 정도의 물이 들어간다. 내부에 얼마만큼의 물이 찼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 대신 전원을 연결한 후 물탱크에 물을 채우면 마시멜로가 수위를 자동으로 인식해 만수 시 삐삐삐 알람음을 준다. 무설치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이동도 가능하다.
 

별도 선 연결 없이 내장형 스마트 물탱크에 5리터 정도의 물을 넣어주면 세척이 가능하다. [사진= 쿠쿠 홈페이지]

자 이제 쌓여 있는 설거지감을 마시멜로에 넣어보자. 음. 생각보다 식기가 많이 들어가지지 않는다. 1인 가구의 특성상 라면·볶음밥 등에 적합한 깊은 볼과 냄비를 많이 사용하는 탓이다. 집안일 중 설거지를 가장 싫어하다보니 쌓고 쌓아둔 것도 한 요인인 것이다.

식기를 적당히 배열한 후 세제를 넣을 차례다. 세제투입구는 여닫이 문 아래쪽에 있다. 세제 양을 조절할 필요 없이 홀 사이즈에 맞게 넣기만 하면 돼 편하다.

마시멜로는 5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오염이 덜한 식기를 빠르게 세척하는 '쾌속모드' ▲일반적인 식사 후 '표준모드' ▲고온수로 살균 세척하는 '살균모드'▲최적의 에너지 효율로 세척하는 '에코모드' ▲기름 때 등 오염이 심할 때 '강력모드' 등이다.

며칠 전 치즈떡볶이를 데워 먹다가 바닥에 치즈가 눌러 붙다 못해 탄 냄비를 넣어봤다. 손으로 씻을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력모드를 설정한 후 시작 버튼을 눌렀다. 작동 후에 세탁기처럼 소리가 들린다. 물론 세탁기 소음만큼 크진 않다.
 

쿠쿠 식기세척기 '마시멜로' [사진= 쿠쿠 제공]

다른 회사의 식기세척기 앞부분이 유리로 돼 있어서 내부를 볼 수 있게 돼 있는 것과 달리 마시멜로는 전혀 볼 수 없다. 이로 인해 깔끔함이 배가되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어떻게 씻기는지 볼 수 없어서 답답하기도 했다. 전면에 세척 완료까지 얼마나 시간이 남았는지가 표시되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식기세척기 한 코스가 길어서 놀랐다. 1시간 10분이 넘었는데 끝나지 않았다. 마시멜로는 짧게는 1시간 4분부터 길게는 1시간 15분이 걸렸다. 이 중 쾌속모드는 30분 정도로 가장 빠르다. 전기요금 걱정부터 들었다. 손으로 설거지하면 길어야 15분인데 1시간 넘게 전기를 쓴다고? 쿠쿠 설명에 따르면 표준모드 작동 시 64분이 걸리는데 전기요금은 41원, 쾌속모드 작동 시 28원이 나온다.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세척이 끝난 후 과연 시커멓게 탄 치즈가 제거됐을까 궁금했다. 결론은!!! 제거되지 않았다. 하기야. 뜨거운 물에 불린 후 철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야 겨우 깨끗해지는데 식기세척기가 그렇게까지 될 리가 없지 않는가. 지나친 기대였다. 채소 등이 눌러 붙은 그릇도 잔여물이 완벽히 제거되지 않았다.

그래서 방식을 바꿨다. 설거지를 모아서 하지 않고 음식을 먹은 후 설거지할 그릇이 나오면 바로 바로 마시멜로에 넣었다. 그랬더니 말끔하게 씻겼다. 밑에서 360도로 듀얼 노즐이 돌아가고 16개의 멀티노즐이 분사하는 방식으로 설거지가 된다. 또 10.6킬로파스칼(kPa)의 압력으로 물이 나오기 때문에 반드시 그릇을 밑으로 향하게 둘 필요 없다. 옆으로 차곡차곡 쌓으면 한 번에 여러 그릇을 세척할 수 있다. 

마시멜로에서 마음에 드는 기능 중 하나가 '고온수 살균세척'이다. 손으로 설거지를 할 때는 오염물을 씻어내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고온수 살균세척을 하면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을 99.99% 살균할 수 있다.
 

쿠쿠 마시멜로 식기세척기는 밑에서 360도로 듀얼 노즐이 돌아가고 16개의 멀티노즐이 분사하는 방식으로 설거지가 된다. [사진= 쿠쿠 홈페이지]

요즘 식기세척기에 관심을 가진 이유 중 하나는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손 설거지를 할 경우 평균 1회 물 사용량은 100리터(ℓ)다. 쿠쿠의 식기세척기를 사용할 경우 5ℓ의 물이 사용된다. 적은 양의 물을 순환시켜 반복적으로 세척하기 때문에 손 설거지 대비 약 20배의 물 절약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래서 네 돈 주고 이 제품을 살거냐'라고 묻는다면 '그렇다'이다. 평소 설거지를 하기 싫어서, 또 한 번에 씻는 게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면서 설거지감을 모아서 한 번에 씻었다. 마시멜로를 사용하는 동안에 씻어야 하는 그릇이 있으면 바로 넣었다.

설거지를 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이 없었고 집도 더 깔끔해진 기분이다. 설거지에 비해 물 사용량은 20분의 1로 줄어든다. 전기요금은 나오겠지만 큰 부담은 아니다. 

▲좋은점
-설치 없어도 사용 가능
-바로바로 설거지가 가능해 싱크대에 식기가 쌓이지 않는다
-전기료 부담은 적고 물 사용양은 줄일 수 있다

▲아쉬운 점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세척 완료까지 몇 분 남았는지 궁금하다는 점
-3인 가구용이라 냄비 하나 넣으면 꽉 찬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