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여고생’ 김가영, 악명 높은 한국여자오픈 첫날 4언더파 ‘깜짝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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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민교 기자
입력 2019-06-1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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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어려운 코스에서 4언더파 쳤다는 게 믿기지 않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한국여자오픈이 열리는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은 어려운 코스로 악명이 높다. 국내 대회에서는 보기 드물게 러프가 깊고 그린이 빠르고 딱딱해 스코어를 줄이기 힘든 세팅이다. 이 코스에서 경험이 적은 선수라면 타수를 잃지 않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한다. 메이저 대회의 무게감까지 더해지면 좋은 스코어를 내기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김가영의 아이언샷 모습. 사진=KLPGA 제공]


그런데 이번 대회에 생애 처음 출전한 17세 여고생 아마추어 선수가 ‘보기 프리’ 경기를 펼치며 4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깜짝 선두에 올랐다. 주인공은 남원국악고 2학년에 재학 중인 김가영이다. 심지어 김가영은 대회 개막 전날 전북 협회장기에 참가하느라 연습 라운드도 못했다.

김가영은 13일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는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4언더파 68타를 쳐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오전조로 출발해 일찌감치 경기를 끝낸 김가영과 동률을 이룬 선수는 김보아가 유일하다.

김가영은 2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은 뒤 파 행진을 벌이며 전반에 1타를 줄였다. 이어 후반 10, 12, 14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아 3타를 더 줄였다. 파5 홀 4개 가운데 3개 홀에서 버디를 잡은 것이 주효했다.

국가대표 상비군인 김가영은 지난달 13일 이 코스에서 치른 예선에서 8위에 올라 처음으로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김가영은 중학교 1학년 때 최연소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뽑힌 이후 두꺼운 선수층 탓에 아직까지 상비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김가영은 내년 3월부터 프로로 전향해 3부 투어부터 시작할 계획을 잡고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우승은 2003년 송보배 이후 13년째 없었다. 7번이나 이 대회에 출전한 ‘대세’ 최혜진도 우승을 못했다.

첫날을 기분 좋게 마감한 김가영은 “무조건 페어웨이와 그린은 놓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똑바로 보내는 데만 집중한 결과”라며 “이런 어려운 코스에서 4언더파를 쳤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스스로도 놀라워했다.

김가영은 이날 페어웨이와 그린을 각각 두 번씩만 놓쳤다. 행운도 따랐다. 긴 러프에 공이 빠지지 않은 것. 김가영은 “러프가 깊고 질기다고 들었는데 한 번도 그런 러프에 들어가 보지 않아 얼마나 탈출이 어려운지 아직 모르겠다”고 웃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대회는 초반 선두를 달려도 우승을 낙담하기 힘들다. 바람이 언제 불지 모르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고, 오전조보다는 오후조에 타수를 잃을 가능성이 더 높다. 김가영도 “컷 통과가 최우선 목표”라며 “배운다는 자세를 버리지 않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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