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오사카 담판' 확정…'북한 카드' 변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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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6-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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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외교부 "시진핑 27~29일 G20 정상회의 참석"

  • 무역전쟁 전격 합의 난망, 협상 지속 여부 관심

  • 習 방북 성과 놓고 트럼프 수용 VS 견제 선택은

[사진=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공식화하면서 미·중 정상회담 일정도 자연스럽게 확정됐다.

지난해부터 지속돼 온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지만 회담 성과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다.

특히 시 주석이 전격 방중을 통해 손에 쥐게 된 '북한 카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중 무역협상 재개로 이어질까

23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시 주석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초청에 응해 오는 27~29일 오사카로 건너가 제14차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정상회의 기간 중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양국 정상 간의 전화 통화에서 드러난 미·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이날 발표로 공식 확인된 것이다.

글로벌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정상 간 회동에 앞서 양측 대표단이 먼저 만나 사전 조율 작업을 진행한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양측 대표단은 오는 25일 오사카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한다. 지난달 10일 워싱턴 협상이 결렬된 뒤 한 달 반 만이다.

어렵게 성사된 미·중 정상회담이지만 회담 성과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핵심 사안에 대한 이견 차가 커 정상회담 한 번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트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 직후 "중국은 '딜'을 원한다. 회담은 잘 될 것"이라고 했지만,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같은 날 의회에 출석해 "핵심 논제가 만족스럽게 풀리지 않으면 관세를 더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강경 발언을 내놨다.

시 주석도 전화 통화에서 평등한 대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미국이 중국 기업을 공평하게 대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미국에 굴복하거나 대폭 양보하는 협상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 지속 의지만 확인돼도 다행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실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G20은 2500쪽에 달하는 합의문을 협상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향후 협상 방향에 대한 합의는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이에 맞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등 보복 조치에 나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는 게 당면 과제다.

◆中 '북한 끌어안기'…김정은만 좋은 일?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변수는 시 주석의 방북 성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 주석의 방북 기간 중 역대급 의전을 제공하며 북·중 밀착을 과시했다.

시 주석도 김 위원장과의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지원 의지를 천명했다. 20일 첫 회담 때는 "북한의 안보 및 발전을 위해 힘이 닿는 한 돕겠다"고 밝혔고, 이튿날 두번째 회담에서는 "국제 형세가 어떻게 변하든 북한의 사회주의 사업과 새로운 전략 노선을 확고히 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을 지지하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관련 추가 조치를 약속받았다면 여전히 북핵 문제 해결에 관심이 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미국이 북·중 간 지나친 밀착을 경계하는 모습이라 시 주석이 손에 쥔 '북한 카드'의 효용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며 "친서를 읽은 뒤 훌륭한 내용이 담겼다고 만족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며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답고 매우 따뜻하며 멋진 친서를 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친서는 김 위원장의 친서에서 대한 답신 성격이 짙지만, 시점이 묘하다.

시 주석이 방북 일정을 마친 직후라 북·중 공조 강화에 견제구를 날린 것일 수 있다. 비핵화 협상의 주체는 미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중국의 개입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결국 시 주석의 전격 방중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전달 등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면서 대미 대화 동력을 확보하는 게 절실했던 김 위원장이 이익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북핵 이슈가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며 "시 주석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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