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와 규제 강화로 침체기를 겪는 마카오 카지노 업계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을 동원하고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이 '빅브라더(감시자)'처럼 마카오 카지노장까지 감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마카오 유명 카지노재벌인 샌즈차이나와 MGM가 사업장 내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포커카드나 바카라 테이블, 안면인식 카메라를 곳곳에 설치해 고객의 베팅 특성 파악에 나섰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최첨단 기술을 통해 고객들의 테이블에서 베팅 행동양식을 분석하고 각 고객의 리스크 선호도를 파악해 데이터화하는 것이다. 리스크 선호도가 높을 수록 돈을 더 많이 잃을 가능성이 높고, 이를 통해 카지노 사업장은 최대 10배까지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카지노 사업자들은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고객이 카지노장에서 소비한 시간, 베팅량, 리스크 선호도, 승패율, 잔여 칩, 과거 행동, 순자산 등을 기반으로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 '특별 관리'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셈이다.
샌즈차이나는 향후 사업장내 디지털 기술을 설치한 테이블을 100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마카오 감독당국으로부터 기술 배치 승인도 받았다. 또 다른 마카오 카지노 재벌인 윈마카오, 갤럭시엔터테인먼트, 멜코 리조트앤엔터테인먼트도 최첨단 기술을 사업장에 도입하는 것을 두고 관련 기술공급업체와 협의 중으로 알려졌다.
사실 카지노 사업장엔 원래도 감시카메라나 RFID 칩을 도입하는 게 흔한 일이었다. 보안이나 부정행위를 감시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마카오 카지노장에선 최첨단 기술이 고객 베팅 성향까지 파악해 수익을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게 다른 점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당국 규제 강화로 마카오 카지노 업계가 수입 둔화세를 면치 못하면서다. 마카오 도박감찰협조국에 따르면 5월 마카오 카지노 수입이 259억5200만 파타카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이로써 올 1~5월 마카오수입은 1256억9000만 파타카(약 18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느는 데 그쳤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마카오 카지노업계 매출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둔화한 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인 13%의 반토막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마카오 카지노 업계의 AI 도입으로 '중국판 빅브라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카지노 손님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거수 일투족이 곳곳에 설치된 디지털 기술의 '감시'를 받으면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나오는 것.
실제로 중국 정부는 이미 CCTV 카메라와 안면인식, 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개인의 대중교통 부정승차, 무단횡단에서부터 은행 대출상환 연체, 반사회 활동 관련 데이터까지 수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첨단기술을 사회 통제에 활용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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