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새 지도부 선출되자마자...中 외교사령탑 동유럽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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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7-0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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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유럽 발판 유럽 영향력 확대…'일대일로' 우군 확보도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7일(현지시각) 일주일간의 동유럽 3개국 순방에 돌입했다. 미·중 무역전쟁, 유럽연합(EU) 새 지도부 선출 등 중요한 시기에 동유럽을 순방하는 왕 위원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7일부터 13일까지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동유럽 3개국 순방길에 오른다. 왕 위원은 순방기간 각국과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등 양국간 협력을 논의한다.  

왕 위원의 동유럽 순방은 중국의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 우군을 확보하는 한편 새로 선출된 EU 지도부가 중국에 더 적대적인 정책을 취할 것에 대비해 동유럽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함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보도했다. 

자오쥔제 중국사회과학원 중국·EU 관계 전문가는 "그 동안 동유럽 국가들은 독일 등 서유럽 국가로부터 소외돼 있었다"며 "왕 위원의 동유럽 순방은 중국이 유럽내 영향력 확대 발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폴란드·헝가리는 동유럽 주요국으로, 현재 중국은 이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새로 선출된 EU 지도부가 일대일로 등 정책과 관련해 앞으로 중국에 더 적대적일 수 있는 만큼 현재 중국은 곤란한 처지에 놓여있는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실제로 EU 행정부 수반에 지명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의 경우, 이미 EU 최대 무역파트너인 중국이 EU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경고한 바 있다. 게다가 EU는 지난 3월 중순 문건을 발표해 중국을 ‘경제적 경쟁자’, ‘체제 경쟁자’로 규정하며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인 바 있다. 

룽징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EU 전문가도 왕 위원의 동유럽 순방은 중국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미국발 보호주의에 맞서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는 우호적이고 협력적이며 개방적인 국제사회를 지지하는 중국의 외교전략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에 맞춰져 있다고도 진단했다. 

중국은 그동안 '차이나머니'를 앞세워 유럽 내부를 파고들며 폴란드, 포르투갈, 그리스, 체코 등 개별국과 10여개 무역·투자협의를 체결했다. 2011년엔 비EU 회원국을 포함한 중동부 유럽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인 '중국-중·동부유럽 정상회의(16+1)' 체제도 수립했다. 지난 4월 그리스도 여기에 합류하며 '17+1'로 확대됐다. 

이를 두고 독일 등 서유럽 국가들은 중국이 '차이나머니'를 앞세워 유럽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높여왔다. 이에 올 들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국 지도부가 잇달아 유럽을 방문해 미국과 무역전쟁 속 유럽과 상호협력을 강조하는 데 주력해 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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