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연결 영업손실이 29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4조5810억원으로 14.8%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26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분기 실적이긴 하지만 이마트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3년 11월 창립 이후 처음이다.


정용진 신세계 이마트 부회장이 지난 6월 하반기 전략회에서 분기 첫 적자에 따른 위기 대응책을 주문하고 있다.[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특히 사업부문 별로 캐시카우(현금 출자원) 역할을 해온 할인점(대형마트)의 실적 쇼크가 가장 크다. 지난해 2분기 558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43억원의 적자를 낸 것. 여기에 SSG닷컴(-113억원), 이마트24(-64억원), 조선호텔(-56억원) 등 자회사들이 적자를 보탰다.
또한 정부의 세제 개편 영향으로 2분기 납부해야 할 종합부동산세가 크게 늘어난 것도 악재였다. 전국 142개 이마트 점포의 대부분이 자체 소유 부동산이라, 종부세 부담이 영업실적에 직격탄을 미친 것.
이마트의 적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참석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정 부회장은 2분기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 위기를 예견하며, 당시 임원과 팀·점장 300여명에게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고 기회는 생각보다 늦게 온다”며 발 빠른 위기 대응을 주문했다.
정 부회장이 내놓은 복안은 △초저가 상품 개발 △기존점 매장 리뉴얼 △온라인 분야 신사업 등이다. 그는 이러한 대응책을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맞춰 한층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역량을 축적해야 하는 시기이며, 기회가 왔을 때 이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면서 위기 탈출을 거듭 당부했다.
실제로 이마트는 ‘국민가격’ 등 상시 초저가 전략이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시설이 노후화한 기존 점포 리뉴얼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경우 하반기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다.
또한 SSG닷컴, 이마트24 등 초기 투자가 많았던 자회사들이 하반기에는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마트 또한 고심이 크다. 지난 9일 롯데쇼핑 공시에 따르면, 롯데마트 매출은 1조59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했지만 33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27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보다 많은 규모다. 회사 측은 부동산세와 지급 수수료 등 판매관리비 증가가 적자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의 복안은 △오프라인 매장 수익 개선 △상품 경쟁력 강화 △비효율 매장의 온라인 물류 거점 전환 등이다. 회사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옴니(OMNI) 쇼핑환경과 물류 혁신을 통해 하반기 실적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모펀드(MBK파트너스)가 대주주인 홈플러스는 회계연도가 타사와 다르지만 적자 상황은 비슷하다.
홈플러스는 2018 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090억8602만원을 기록, 전년 대비 57.59%로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매출액은 7조6598억2292만원으로 전년대비 3.67% 감소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불황과 폐점·매장 리뉴얼에 따른 일시적 영업공백 등이 매출 감소를 야기했고, 최저임금 상승과 점포 임차료 상승 등이 적자의 원인이란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의 복안은 온라인과 신사업 홈플러스 스페셜의 접목을 통한 혁신이다. 임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전국 140개 점포에 온라인 물류센터 기능을 장착해 거점별 직배송을 늘리고 ‘홈플러스 스페셜’의 온라인판(더 클럽)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21년까지 온라인 매출을 2조3000억원까지 키우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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