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상장한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시세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시중금리보다 훨씬 나은 배당수익률이 약세장에서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있다고 한다. 하반기 새로 상장하는 리츠도 눈여겨보아야겠다.
◆코스피 5% 빠져도 리츠는 13% 껑충
리츠는 주식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개 상장 리츠 주가는 올해 들어 8월 29일까지 평균 13.4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5% 넘게 내렸다.
수익률 1위인 신한알파리츠 주가는 이 기간 33.27% 올랐다.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밀린 8월에도 3%가량 뛰었다. 에이리츠(27.64%)와 이리츠코크렙(27.22%), 맥쿼리인프라(23.25%)는 나란히 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케이탑리츠(-23.65%)와 모두투어리츠(-7.05%)는 뒷걸음쳤다.
상장 리츠는 기업공개(IPO)로 모은 돈으로 부동산을 사들인다. 여기서 나오는 임대료와 개발·매각 차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해준다.
리츠는 배당가능이익 가운데 90%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도록 돼 있다. 요즘처럼 금리가 낮을 때는 배당수익률이 더욱 매력적이다. 금리가 떨어질수록 부동산 투자에 필요한 돈을 조달하는 비용도 줄어들어 리츠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
리츠 배당수익률은 상반기에만 많게는 5%에 달했다. 연환산 배당수익률이 두 자릿수에 이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리츠는 배당을 분기마다 하거나 적어도 반기별로 실시한다. 1%대까지 떨어진 시중금리는 이제 비교할 만한 대상이 아니다. 리츠별로 상반기 배당액을 보면 맥쿼리인프라(350원)와 에이리츠(318원), 이리츠코크렙(175원), 신한알파리츠(137원) 순으로 많았다.
◆큰돈 없어도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
리츠를 사면 '개미'도 큰돈 없이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부동산펀드는 최소 청약액에 제한을 둔다. 이에 비해 리츠는 주식시장에서 손쉽게 사고팔 수 있다.
다만, 리츠 주가가 올해 들어 두 자릿수로 뛰어올라 시가배당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리츠를 사느라 들이는 돈이 시가배당률을 계산하는 기준이어서다.
그래도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리츠는 사업을 확장하기도 한다. 새로운 부동산을 사들일 돈을 모을 때도 기존 주주에게 청약 기회를 준다.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일반적인 상장사와 같은 방식이다.
노상윤 한국리츠협회 연구원은 "주가 상승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업 확장으로 추가적인 투자 기회도 얻을 수 있다"며 "신한알파리츠도 새로운 건물을 매입하려고 청약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리츠에 대한 규제를 느슨하게 풀어주고 있다. 소액투자자에게 재산을 모을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롯데쇼핑은 롯데리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예정대로 주식시장 입성을 마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상장 리츠가 탄생한다. 상장을 한 차례 철회했던 홈플러스리츠도 재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모든 부동산 가치가 뛰는 건 아니다. 리츠도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 경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부동산 시장만 경기와 반대로 움직이기는 어렵다. 개별 리츠가 어떤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들여다보아야 하는 이유다.
노상윤 연구원은 "리츠가 투자하고 있는 건물을 찾아 직접 살펴보는 게 좋다"며 "주변 환경까지 따져서 성장 잠재력을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