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본 박원순 "조국 법무장관되는 게 두려운가?…청문회 열어 국민 판단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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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9-09-0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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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예정대로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며칠 전 조국 후보자와 짧은 통화를 했다"며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충분히 짐작하기에 인간적으로 작은 격려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공직에 나서는 당사자는 누구나 온갖 비판과 엄정한 검증을 각오하고 감내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가족들에게까지 가해지는 무자비한 사생활 침해와 인격 모독의 조리돌림을 지켜보는 일은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힘겨웠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저는 누구보다도 가까운 곳에서 조국 후보자를 지켜봐 온 사람 중 하나"라며 "지금은 먼 옛날 일처럼 기억되는 암흑과도 같은 시대, 청년 조국은 헌신적이고 열정이 넘쳤다. 참여연대를 만들어 사법감시센터를 함께 운영했고 인권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법치주의가 온전히 작동되는 일에 우리는 청춘을 바쳤다"고 이야기했다.

박 시장은 "본인이 스스로 이야기했듯 부족한 부분이 많았을지도 모른다. 그것 때문에 마음의 아픔을 겪고 있는 동시대 젊은이들의 분노를 헤아리지 못하는 바도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그의 치열했던 삶을 이념의 굴레로 덧씌워 송두리째 폄훼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특히나 시대의 어둠 속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심지어 옹호까지 했던 분들이 하는 말이라면 더욱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은 독재를 넘어 민주주의로, 시민의 시대로 확장되고 발전해왔다"며 "그런 시대를 만드는 데 작은 기여라도 하고자 조국 교수는 누구보다 맹렬히 살아왔다. 그때의 조국은 인권과 법치에 대해 누구보다도 해박했으며 그의 비판은 날카롭고 매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곁에서 지켜봐 온 조국은 대한민국을 좀 더 나은 사회로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데 꼭 필요한 인물"이라며 "그러나 야당과 일부 언론은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에 관해서는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어쩌면 그가 법무부 장관이 되어서 하게 될 '사법개혁'을 원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사실 저에게도 꼭 같은 경험이 있다. 2011년 처음 서울시장 선거에 나왔을 때 상대방은 온갖 허위사실을 만들어 공격해 왔다. 정치권에 들어와 처음 당하는 일이라 참으로 당혹스러웠다"며 "문제는 조금만 조사를 해 보면 누구나 허위사실인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언론이 그 주장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흑백을 가려 국민에게 분명한 진실을 보여주어야 하는 언론의 책임을 방기한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공직을 희망하는 그 누구라도 불법과 특혜를 통해 부당한 것을 누렸다면 비판받고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러나 아직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명백한 거짓을 진실인 양 내세우며 여론재판으로 모든 책임을 짊어지게 하려는 지금과 같은 모습은 분명 온당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과 거짓이 뒤섞여 분간조차 할 수 없는 혼란의 시간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국민을 믿고 존중한다면,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지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것은 바로 인사청문회를 여는 것이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인사청문회는 바로 이러한 논쟁들과 주장들을 국민 앞에서 제대로 밝혀보라고 마련된 헌법상의 제도"라며 "이러한 제도를 통하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부풀린 악의적인 주장들을 내놓으며 정작 그것을 검증하자는 청문회를 거부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위반하는 것이다"고 했다.

끝으로 "애초에 여야가 합의한대로 청문회 과정을 거쳐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후보자의 자질이 검증되고 나면 나머지 몫은 국민의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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