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일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2015∼2018년 합계출산율 평균은 1.11명으로 집계됐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평생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유엔이 추계한 2015∼2020년 전 세계 201개국 합계출산율 평균도 2.47명으로 한국은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이 기간 대륙별 합계출산율 평균을 보면 아프리카(4.44명)가 가장 높았고, 유럽(1.61명)이 가장 낮았다. 한국이 속한 아시아는 2.15명이었다.

[그래픽=연합뉴스]
한국의 출산율 감소 속도는 매우 빠르다. 1970년대 한국은 전 세계 평균 수준의 합계출산율을 유지했다. 1970∼1974년 평균 합계출산율은 4.21명으로, 40여년 사이에 3.10명(73.6%)이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 합계출산율은 4.47명에서 2.00명(44.8%) 감소했다.
1970년대 초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1개 국가 중 74번째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앞서 통계청이 내놓은 '2018년 출생통계' 확정치에서는 지난해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인 32만6822명으로 합계출산율은 0.98명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 1명 미만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한국의 출생률 감소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통계청은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올해 합계출산율은 0.94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출생아 30만명 선도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저출산 심화는 인구 감소에 결혼을 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출산을 많이 하는 30대 여성이 줄어들고 결혼 자체가 감소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대수명은 빠른 증가속도를 보인다. 한국의 2015∼2018년 기대 수명은 82.5세로, 2015∼2020년 추계 전 세계 평균 72.3세보다 10.2세 많다. 유엔 통계상 가장 기대수명이 긴 나라는 홍콩(84.6세)이다.
한국의 1970∼1974년 평균 기대수명은 63.1세로 40여년 사이 19.4세(30.7%) 늘었다.
저출산 고령화 상황이 심화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주거, 일자리 지원 등 청년 복지에 초점을 맞춘 그간의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경쟁에 내몰리는 사회적 구조 등 저출산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관련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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