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상상력이 풍부한 현실주의자였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10일 고(故) 김 전 대통령의 국제적 감각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을 언급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문 특보는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공동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대중, 빌리 브란트, 넬슨 만델라: 화해, 연대 그리고 평화의 정치'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한반도를 둘러싼 강국들의 '힘의 논리'를 깊이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냉전 분위기 속에서 이들 '힘의 균형'을 한반도에 유리하게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9/10/20190910150212164716.jpg)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화협-연세대 김대중 도서관 2019 민족화해 국제심포지엄'에 참석,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특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71년 대선 과정에서 이미 미·중·일·러 4개국에 의한 남북한 상호 인정을 제안했다. 주변 국가가 지원하지 않으면 남북 평화협정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평화로 가기 위해서는 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강대국의 힘을 활용해 그 힘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고 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것에 대해 "풍부한 상상력"이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또한 김 전 대통령이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비료 등 인도지원에 중점을 뒀다며 "북한 주민의 생활을 개선하는 것도 인권 증진이라고 본 것이"라고 판단했다.
동시에 김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라는 것은 사회 내부에서 이뤄지는 것이지 외부에서 이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남한이 외부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돕고, 민주주의는 북한이 내부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문 특보는 김 전 대통령 취임 시절인 2000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통일·외교 분야 자문역으로서 김 전 대통령을 수행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