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임희정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9시즌 막판 신인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 신인왕 2파전 양상이던 조아연과 이승연을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는 임희정은 올포유·레노마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이틀째 선두권을 지키며 또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임희정은 20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 단독 2위에 올랐다. 단독 선두 김지현(11언더파 133타)을 2타 차로 바짝 추격한 임희정은 무빙데이에 우승권에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임희정은 올 시즌을 앞두고 신인왕 후보로 꼽혔다. 임희정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부 단체전 은메달리스트로 탄탄한 실력을 갖췄고, 시드전에서도 조아연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임희정은 시즌 개막 이후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신인왕 경쟁에서 밀렸다. 조아연과 이승연이 각각 우승을 차지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 올라섰다. 하반기는 달랐다. 임희정은 시즌 17번째 대회였던 지난달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저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임희정은 조아연과 이승연이 주춤한 사이 최근 3개 대회에서 모두 30위 이내 들며 신인상 포인트도 꾸준히 적립해 추격에 나섰다.
임희정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까지 이뤄내면 단숨에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다. 일단 발판은 마련했다. 대회 첫날 11언더파 61타로 맹타를 휘두른 김지현이 둘째 날 이븐파에 그치며 타수를 줄이지 못해 시즌 2승도 바라볼 수 있는 선두권에 올라섰다.
임희정은 “핀 위치가 더 어려워져 3타만 줄이면 대만족이라고 생각했는데 2언더파도 괜찮은 스코어”라며 만족한 뒤 “선두 그룹으로 2라운드를 마쳤으니 남은 이틀 경기에서는 3위 이내 입상을 목표로 삼겠다. 기회가 온다면 우승도 노려보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임희정은 뒤늦게 우승 신고를 하면서 여유와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사실 우승하기 전에는 마음이 조급해 앞만 보고 내지르기만 했던 것 같다”며 “연습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고, 내 실력이 형편없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었는데 성적이 나지 않아 갑갑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우승 이후 “이제는 코스가 눈에 보인다”며 웃었다.
신인왕 욕심도 숨기지 않을 정도로 배짱도 두둑해졌다. 임희정은 “아직 큰 대회가 많아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하다고 본다. 나 역시 후보 가운데 한 명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면서 “신인왕을 타려고 하기보다는 좋은 성적을 내다보면 따라오는 게 신인왕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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