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산유량이 올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도 채 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7% 가까이 증가했다.
주목할 건 증가폭이 줄어든 이유다. 전에는 국제원유 가격이 급락한 게 문제가 됐지만, 이번에는 운용 문제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유정 간 거리가 너무 짧아 새 유정에서 나는 원유가 예상보다 적거나, 핵심 유정의 원유가 기대보다 빨리 소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셰일 개발 기술의 혁신도 정점에 도달했는지, 지지부진해지면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사진=EPA·연합뉴스]
셰일은 여러 광물을 포함하고 있는 단단한 진흙 퇴적암층을 말한다. 한동안 개발에 애를 먹었지만, 얼마 전부터 물과 모래, 화학약품 등을 섞은 혼합액을 고압으로 분사해 퇴적암층을 부숴 원유나 천연가스를 추출하는 '수압파쇄법'이라는 채굴공법이 확산돼 북미에 집중된 셰일 광구에서 산유량이 급증했다. 그럼에도 셰일개발에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큰 비용이 든다. 셰일혁명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던 때에 미국의 셰일 개발에 제동이 걸렸던 이유다.
제임스 웨스트 에버코어ISI 이사는 "생산정점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셰일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약 800만 배럴로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10%쯤 된다. 미국의 셰일 개발 붐은 한동안 국제유가 급락 요인이 됐지만, 최근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에서 일어난 석유시설 피폭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위기에서는 국제원유시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미국의 셰일 개발 붐이 수년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컨설팅업체인 리스태드에너지는 셰일원유 생산이 2030년쯤 하루 1450만 배럴 수준에서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제유가 향방과 셰일업계의 합종연횡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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