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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불화수소 적용 본격화···3개월 만에 일본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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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9-09-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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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SK하이닉스 테스트 마치고 공정적용

  • 기존 재고 아껴 쓰며 수입처 다변화도 박차

  • 램테크놀로지·솔브레인 등 불화수소 공급

일본이 반도체용 핵심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시행한 지 약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업계는 소재 국산화와 수입처 다변화를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고, 그 결과가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일부 국산 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한 테스트를 마치고, 10월부터 공정에 본격 적용할 예정이다. 또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소재의 '재고 아끼기'에도 집중하는 등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일본 정부는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소재 품목을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꿨다. 이후 일본은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해 각각 1건, 3건, 1건씩 수출을 허가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사실상 일본의 수출 허가가 전면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플랜 B'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반도체용 식각액·박리액 및 전자소재 전문기업인 램테크놀로지가 납품한 불화수소에 대한 내부 테스트를 마쳤다. 10월부터 공정라인에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또 11월부터는 솔브레인에서 생산하는 물량도 공정에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솔브레인은 기존 제1공장만으로는 업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최근 제2공장을 추가로 지었다. SK하이닉스는 제2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을 공급받기로 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국산화 대체 속도를 높이기 위해 테스트 과정을 간소화하고, 중소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해왔다.

삼성전자는 국산화뿐 아니라 '수입처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공정라인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보다 캐파(CAPA·생산능력)가 큰 만큼, 한번에 모든 물량을 대체하는 것은 어렵지만 점차적으로 수입처 다변화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부터 솔브레인과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대만산 불화수소를 수입해 가공한 제품을 일부 양산 라인에 시험 적용하고 있다. 또 중국산 등 해외 불화수소에 대한 내부 테스트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수년간 축적된 공정 노하우를 기반으로 대체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주로 트웰브나인의 높은 순도의 불화수소를 써왔다"며 "그보다 하위 수준을 적용했을 때 문제가 생길 경우 고객사와의 신뢰를 잃게 되는 만큼, 다양한 테스트로 대체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화합물질의 배합 비율과 종류가 조금만 달라도 전체 공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에 삼성전자는 일부 공정에서의 결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존에 보유한 불화수소의 재고를 아끼는 작업에도 돌입했다. 불화수소 반도체 공정에서 회로의 모양대로 깎아내는 식각과 세정 공정에서 주로 사용된다. '물처럼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흔히 사용되는 소재다. 양사는 재고 소진을 늦춰, 대체품이 완벽히 공정에 적용될 때까지 시간을 벌겠다는 계산이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기존에 확보한 재고와 신규로 들어올 물량 등을 합쳐 당장 반도체 생산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일본과 소재부품 등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협력했고 믿을 만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의 사태로 상당한 위기를 느끼게 됐다"며 "비용이 더 들더라도 거래처 다변화, 국산화 비중을 높이자는 데 의견을 모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에서 반도체 패키징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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