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터키군은 시리아국가군(SNA)과 함께 '평화의 샘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쿠르드족 무장단체와 이슬람국가(IS)를 목표로 한 것이라면서 "우리의 임무는 남부 국경 지역을 가로지르는 '테러 통로(terror corridor)'의 형성을 막고 그 지역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임을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작전 개시 선언과 함께 터키군은 이날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인 라스 알-아인(Ras al-Ain)과 탈 아브야드(Tal Abyad)를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은 최근까지 쿠르드족과 함께 미군이 주둔했던 곳이다. 터키 국방부는 9일 밤 공습작전에 이어 지상 작전도 돌입했음을 밝혔다.
시리아와 터키, 이라크 등지에서 분리독립을 추구해온 쿠르드족은 지난 2014년부터 미국의 IS 격퇴 작전에서 큰 공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쿠르드족 전사만 1만1000여명이다. 쿠르드족은 희생을 대가로 미국의 동맹 세력으로 입지를 굳혔으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결정으로 사실상 쿠르드족은 미국으로부터 배신당했다.
이에 쿠르드족을 '눈엣가시'처럼 여겨왔던 터키는 사실상 미국의 '묵인' 아래 시리아 공격을 단행한 것이다. 터키는 그동안 쿠르드족이 자국내 쿠르드계 반정부 세력과 연계해 터키의 정치적 안정을 해친다고 여겨왔다. 미국이 외면한 쿠르드족이 시리아 정부나 러시아와 손 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터키의 시리아 군사공격에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이 작전은 나쁜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성명에서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터키에 이러한 작전이 나쁜 생각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미국은 이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터키는 일반인과 기독교도를 포함한 소수 종교 신도들을 보호하고, 인도적 위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쿠르드 철군 결정이 사실상 터키의 침공 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게 사실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섣부른 철군 결정이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럽연합(EU), 유엔 등 국제사회도 일제히 터키의 침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에서 “나는 터키와 다른 행위자들에 자제하고 진행 중인 작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도 터키의 군사작전 개시에 대해 10일 비공개회의를 긴급 소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의 침공을 당한 시리아 북부 국경도시인 라스 알-아인에서 사람들의 대피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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