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돼지고기 가격은 ㎏당 1.82유로(약 2380원)까지 뛰었다. 올해 들어서만 35% 급등한 것이다.
스페인, 독일, 폴란드 등 유럽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유럽 돼지고기 소비량 중 거의 절반은 베이컨이나 햄과 같은 가공돈육이다.
FT는 ASF로 인해 돼지 사육량이 반토막 난 중국에서 유럽산 돼지고기 수입량을 대거 늘리면서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ASF 직격탄을 맞은 중국이 돼지고기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면서, 내년 춘제(설 연휴) 수요를 위한 재고 확충이 맞물리는 올해 말에 유럽 돼지고기 가격이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ASF는 치사율이 100%에 달하지만 치료약은 물론 예방백신조차 없는 동물 전염병이다. 1900년대 초 아프리카에서 처음 확인돼 '아프리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난해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발병하기 전에는 유럽에서 맹위를 떨쳤다.
영국 농업원예진흥위원회(AHDB)의 베탄 윌킨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ASF가 독일 같은 대형 수출국까지 번질 경우 유럽 전체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돼지고기 도매가격 상승이 소매가격까지 전달되기까지는 시간차가 발생한다. 지금까지는 돈육 가공업체들이 가격 인상분을 흡수했지만, 결국엔 이 파장이 소비자들의 주머니까지 전달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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