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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뽀뽀'에서 '노래친구들 랄라라'의 시대로, 동요로 아이다움을 가르치는 이민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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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연 기자
입력 2019-10-2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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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감각에 맞춘 동요제작으로 사회공헌 하고파

  • 공연 및 뮤지컬 등 기획, 문화예술 전문인양성 목표

‘뽀뽀뽀’ 노래가 전국민의 출근길에 울려퍼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들이 더 이상 정해진 시간에 TV를 보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찾아본다. 키즈유튜버가 각광을 받는 지금 시대에, 아이들에겐 '아이다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하는 키즈콘텐츠 전문가가 있다.

이민숙 '노래친구들 랄라라' 대표는 아이들의 선생님을 자처한다. 1981년부터 MBC에서 뽀뽀뽀의 음악감독을 맡아 2013년 종영을 할 때까지 수많은 곡을 직접 작곡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요가 사라져가는 지금, 현대감각에 맞춘 노래와 콘텐츠로 다시 동요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노래친구들 랄라라’를 이끌며 동요 작곡, 뮤지컬 기획연출, 영어교육 프로그램 등 어린이를 위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는 이민숙 대표와 최근 공덕동 한 식당에서 마주 앉았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이민숙 대표의 모습 [사진=이민숙대표 제공]



-노래친구들 랄라라는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무엇보다 랄라라는 동요 음악프로그램이에요. 특히 저는 어린이들이 순수함, 아이다움을 잃고 사는 것이 너무 아쉬웠어요. 요즘은 너무 쉽게 어른을 흉내내고, 성인가요를 부르고 춤을 따라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노래가 점차 사라지고 있어 동요가 현대감각에 맞게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랄라라는 단순한 동요가 아닌 사회공헌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제 역할은 아이들에게 엄마가 못해주는 교육을 대신 해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카메라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하면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그게 밑바탕이 되어 사회에 나가서도 당당해지고 공동체 생활을 잘 할수 있는 태도가 길러진다고 봅니다."

-동요를 아직도 아이들만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나요?

"저는 동요를 통해 다양한 교육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한 유치원의 커리큘럼에 저희 프로그램이 들어가서 제가 유치원 교사들을 가르친 적도 있고요. 아직도 동요는 예전 노래가 많이 나와요. 그래서 올해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노래를 새로 다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 곡들이 나오자마자 어린이대공원에서 어린이날 행사 주제곡으로 바로 사용이 되는 것을 보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있는데 만들어지지 않았구나 느꼈습니다. 실제로 저는 현대감각에 맞춰 동요를 살리는 데 이바지하려고 만들고 있어요. 단순히 노래가 아니라 게임과 결합한 형식으로 바꾸거나 국악과 양악을 섞어 콜라보로 만들기도 하죠. ‘뽀뽀뽀’ 당시 인기였던 체조노래를 국악으로 바꾼 버전도 만들었어요."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요?

"처음에 제가 유튜브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많이 놀라더라고요. 그동안 방송국에서 큰 프로그램을 도맡아 했었지만 유튜브는 전혀 다른 생태계니까요. 그러나 어린이 프로그램이 폐지가 되는 마당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졌어요. 저는 이 일을 수익사업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만들겠다는 생각과 전문전인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어요. 특히 아이들이 보는 콘텐츠는 절대 대충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철칙이 있었기 때문에 유튜브 송출이지만 실제 제작은 방송국의 시스템을 그대로 갖추었죠. 4K카메라, 크로마키 스튜디오에 조명도 11개가 넘고, CG도 전문적으로 합니다. 제가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부터 공부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편집을 따로 맡기지 않아도 직접 종편도 할 수 있고 수시로 작업실에 가서 녹음하면서 곡을 만드는 공간이기도 해요."

-랄라라가 유튜브로 방송된지 2년정도 되었는데 반응은 어떤가요?

"현재 업로드는 180개정도 올라가있고 매주 하나이상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실제로 조회수는 하루에도 수천회 이상이고, 해외에서 본다고 하니 저도 신기하더라고요. 10만뷰 이상 나온적도 있어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그게 바로 유튜브의 힘이더라고요. 방송국에서는 워낙 큰 무대를 도맡아 했지만 처음에는 모든 게 생소했어요. 한편으로는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가야할길이 멀었다고 봅니다. 저는 뮤지컬이나 싱어송라이터 등 문화예술쪽에 특화된 전문인을 기르는 교육을 하고 싶어요. 유튜브에는 이런 콘텐츠를 제작하는 시스템이 아직 없고, 업계에서도 동요를 무기로 제가 이 시장을 개척했다고 좋은평가를 해주어서 힘이 납니다. 특히 이제는 교육업계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아동용품 등 다양한 곳에서 협업 제의가 들어오고 있어요."
 

[노래친구들 랄라라 유튜브 방송화면 캡쳐 /사진=노래친구들 제공]



-어떤 내용으로 콜라보가 이루어지나요?

"많이 알려져있는 로보카폴리, 라바, 프린세스 프링이라는 애니메이션과 작업을 했어요. 캐릭터로 유명한데 저희 아이들과 함께 스튜디오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면서 친근하게 다가가는거죠. 또 랄라라를 유튜브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 오픈한 대형 테마파크 내 공연장에서 저희 랄랄라 프로그램 녹화도 진행될 예정이에요."

-최종적으로 이민숙 대표가 꿈꾸는 키즈콘텐츠의 종착점이 있을까요?

"저는 동요, 노래를 바탕으로한 교육콘텐츠가 우리 사회의 예술문화를 이끌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엄마들은 아이들이 유해한 컨텐츠를 보는 것을 원치 않는데 저희 프로그램은 얼마든지 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래와 율동을 통해 공부도 가능한거죠. 실제로 우리가 어려운 내용을 암기 할 때 그냥 무작정 외우는 것보다는 멜로디를 붙여서 노래처럼 외우면 훨씬 쉽잖아요. 그래서 저는 동요를 재미있게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춤도 트랜드에 맞는 동작을 넣어서 아이들이 먼저 찾아보게 만드는 콘텐츠가 되도록 하고 싶어요. 저와 함께 하는 아이들은 녹화시간을 가장 즐거운 ‘놀이’라고 말해요. 저 역시 아이들에게 스튜디오에 와서 놀다가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이 순수한 음악을 통해 뛰어놀면서 예쁘게 어린이답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키즈콘텐츠 개발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말?

"어릴 적 친구들이랑 고무줄놀이를 하면서 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자연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은데 지금의 아이들은 너무 삭막한 세상에 살고 있죠. 특히 아이들의 눈동자를 보면 한군데 정착이안되고 산만하면서 오래 집중을 못합니다. 이게 너무 아이들이 혼자있는 시간이 많고, 주로 컴퓨터나 휴대폰만 보기 때문이죠. 게다가 아이들이 아이다움을 잃고 어른흉내를 냅니다. 유튜브에서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아이들이 이용되고 있어요. 그 아이들의 정서가 지금은 괜찮아보여도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떻게 될지 고민 해봐야하지 않을까요? 제가 자부할 수 있는 부분은 저와 함께 한 아이들은 성인이 되었을 때 제대로된 과정을 배워서 그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을겁니다. 어린이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어린이를 이용한 성인적인 것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래친구들 랄라라 유튜브 방송화면 캡쳐 /사진=노래친구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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