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5%가 기대 이상 성적...투심 안도
S&P500지수는 10월 한달 동안에만 4.3% 오르면서 올해 상승폭을 22%로 끌어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분기 어닝시즌(실적 발표기간)에 기대 이상 성적을 낸 기업이 증시 랠리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시장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성적표를 거둔 기업들은 실적 발표 후 이틀 동안 주가가 평균 2% 올랐다. 지난 5년 평균치인 1% 상승을 웃도는 수치다.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낸 기업들은 실적 발표 후 이틀 동안 평균 2.1% 내려, 5년 평균치인 2.6% 하락에 못 미쳤다. 투자자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기업들의 주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띄우고, 기대 이하 기업들에는 평소보다 덜 엄격하다는 의미다.
S&P500지수 편입 기업 중 지난 1일까지 358개 기업이 3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는데, 이 가운데 75%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냈다. 실적 발표 다음 날 거래에서 주가가 오른 비중은 66%에 이른다. 5년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번 주에도 80곳 이상의 S&P500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됐는데, 애널리스트들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는 기업들의 비중이 줄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미국 뉴욕증시 주요지수 상승률. 나스닥이 26%, S&P500지수가 22%, 다우지수가 17% 각각 올랐다. [그래픽=CNBC]
◆미·중 무역전쟁·경기침체 불안 수면 아래로
최근 랠리에서 기업 실적이 존재감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나 경기침체 위험과 같은 큰 불안 요소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기 때문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 당국자들은 협상 진전을 강조하면서, 1차 합의가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방콕을 방문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3일 외신들과 인터뷰를 통해 이달 중 미·중 무역합의가 최종 마무리돼 서명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또 미국 기업들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내려진 제재를 풀어달라는 260건의 요청을 접수했다면서, 제재를 완화하는 면허가 곧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요청에 대해 '거부'를 기본으로 하는 '거부 추정'을 정책으로 삼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분명히 상당수를 승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진정됐다.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연율 1.9%로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했고,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서는 제너럴모터스(GE)의 파업 여파에도 새 일자리가 12만8000개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를 거의 두 배 상회한 것이다.
◆"11~12월 경험적으로 오를 확률 높아"
뉴욕증시가 11~12월에 일반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 점도 추가 랠리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지만 않는다면 다우지수도 신기록 경신 행렬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CNBC는 내다봤다.
미국 투자연구소인 CFRA 자료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후 11월마다 주가가 상승한 경우는 66%에 달했다. 이때 S&P500지수 평균 상승률은 1.3%였다. '산타 랠리'가 펼쳐지는 12월은 더 긍정적이다. 2차 세계대전 후 12월 S&P500지수가 상승한 확률은 76%, 평균 오름폭은 1.6%를 기록했다.
샘 스토벌 CFRA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중 무역협상, 대통령 탄핵 청문회 여파를 너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11~12월 증시는 현재의 이 같은 회의론에 반기를 들 것으로 본다"며 "시장은 이제 더 오르고 싶다고 말한다"고 분석했다.
스콧 레들러 T3라이브닷컴 파트너 역시 "S&P500지수가 연말 3200선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우지수 역시 곧 신고점을 찍을 것"이라고 낙관론을 거들었다. 지난 1일 S&P500지수는 3066.91에, 나스닥지수는 8386.40에 장을 마감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우지수는 2만7347.36에 거래를 닫아, 사상 최고치인 2만7398.68에 바짝 다가섰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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