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10월 이후 3개월 새 산둥성에서는 6개 민영기업이 채무상환 위기에 처했다. 위황화공그룹과 시왕그룹이 중국 내에서 발행한 40억 위안(약 6687억원) 규모의 회사채로 디폴트에 처했고, 루이과기그룹·싼싱그룹·중룽신다그룹·완다홀딩스는 디폴트를 목전에 둔 상태라고 한다. 이들 6개사의 총 부채는 681억 위안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중국 다른 지역의 디폴트가 더 심각하기 때문에 산둥성의 디폴트는 그 자체로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산둥성 기업들이 서로 연대보증을 하며 빚을 내왔다는 게 진짜 문제라는 것이다. 기업들이 연대보증 사실을 공개할 의무도 없다고 한다. 산둥성 기업들의 연쇄 디폴트 가능성이 크지만, 투자자들은 부실의 고리를 알 도리가 없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산둥성 지방정부의 개입이 현재로서는 역부족이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역 기업들의 채무상환 불능 위험이 지역 전체로 번지며 부실기업들이 탄탄한 기업들의 신용마저 집어삼키고 있는 형국이라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진단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제니 황 중국 기업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산둥성 민간기업의 디폴트율은 중국 전체 수준에 비해 특별히 높지 않지만, 최근 (디폴트) 위험이 폭발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디폴트율이 사실상 '제로(0)'였지만, 올해 1~10월 중국 민간기업 디폴트율은 사상 최고인 4.5%를 기록했다. 피치는 드러나지 않은 개별 청산 사례를 감안하면 디폴트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중국 내 디폴트 규모도 1267억 위안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수준(1219억 위안)을 이미 넘어섰다.
그나마 중국 국유기업들의 디폴트율은 0.2%에 불과하다. 피치는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데다 은행권 대출 문턱도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2014년 첫 디폴트를 용인한 이후 민간기업을 구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계속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둥성은 여전히 중국 내 3위 국내총생산(GDP)을 자랑하지만, 성장률(올해 1~9월)은 5.4%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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