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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의 사람들] 60만 장병에 8년간 짜장면 27만 그릇 요리한 남자..오감봉사단 김영진 단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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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19-12-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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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장병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 바로 짜장면. 짜장면이 나온다고 하면 잠도 못 자고 그날만 기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 짜장면은 과연 누가 만들까? 바로 ‘오감봉사단’이다.

오감봉사단은 약 8년 동안 무려 27만 그릇 이상의 짜장면을 국군 장병들을 위해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인성 예절 강의와 위문공연, 이 미용 실습 등 오감 만족을 위한 봉사를 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60만 국군 장병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오감봉사단 김영진 단장의 인터뷰다.

 

[사진= 김영진 단장 제공/60만 국군의 아버지 오감봉사단 김영진 단장]


Q. 처음 군인들에게 짜장면을 보급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군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 1위가 짜장면이라고 나옵니다. 군인들에게 가장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방법이 짜장면이고 짜장면을 통해서 다가선 다음에 장병들의 가슴 속에 있는 얘기들을 끄집어냈습니다. 같이 어루만져주고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 음식을 통한 나눔입니다.

Q, 짜장면 나눔을 한지 얼마나 됐나요?

A. 8년 정도 됐고 27만 그릇 정도 했어요.

Q. 짜장면을 좋아하지 않는 국군 장병을 위한 메뉴가 있나요?

A. 짜장면을 싫어하는 군인은 거의 없습니다. 100% 짜장면을 다 좋아하고 체육대회나 특별한 날은 김치전이나 호박전 등 다른 메뉴들을 개발해서 해줍니다. 짜장면 먹으면서 탕수육을 해줄 때도 있고 닭강정을 해줄 때도 있어요.
 

[사진= 김영진 단장 제공]


Q. 메뉴를 바꿀 생각도 있으신가요?

A. 이왕이면 제일 좋아하는 걸 해주는 게 좋은데 요즘에 피자가 장병들에게 1위로 짜장면과 왔다갔다 하는데 피자는 빨리 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에요. 대량으로 해야 되는데 오븐이 있어야 되고 짜장면은 한꺼번에 2000~4000 그릇도 가능합니다.

Q. 짜장면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 비용들은 어떻게 마련하시나요?

A. 자비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Q. 비용은 보통 얼마나 드나요?

A. 부대마다 다른데 식사량도 부대에 따라 달라요. 일반 행정부대와 보병부대. 수색대대, 해병대,특전사가 먹는 양이 틀려요. 기본적으로 일반보병부대에 비해서 수색대대가 2배 정도 더 먹고 수색대대 대비 특전사가 2배 정도 더 먹습니다.

Q. 부대 하나 당 몇 인분씩 만드나요?

A. 저희가 최소 인원이 700명 정도 잡고 있는데 보병부대 같은 경우는 1.2배 해병대나 수색대대 같은 경우에는 2배, 특전사 같은 경우에는 인원수 대비 3배를 만듭니다. 700명이면 약 2000그릇 정도 만들어요.

Q. 한끼의 짜장면을 만드는 시간은 보통 얼마나 걸리나요?

A. 1박2일 걸립니다. 전날 가서 반죽하고 하루 숙성 시키고 다음날 새벽 6시부터 11시까지 끝내야 장병들이 먹을 수 있습니다.
 

[사진= 김영진 단장 제공]

Q. 장병들의 만족도도 높은가요?

A. 항상 100%까지 올라갑니다.

Q. 부대에 방문할 때 장병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전날부터 거의 난리가 나는 수준이 됩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많은 게 있는데 옛날에 임병장 사건 났던 부대, 국군교도소 등 가슴 아픈 부대들에 가서 어루만져주고 위문공연 해주고 이럴 때 장병들이 웃는 모습을 보고 나올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진= 김영진 단장 제공]

Q. 오감봉사단 외에도 국군 장병들을 위한 봉사단체들이 있나요?

A. 지역마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같이 전국적으로 돌아다니면서 육해공군을 다 다니는 곳은 저희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280여 부대에 다녀왔어요.

Q. 처음 오감봉사단을 했을 때 장병과 부대 등 관련 기관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처음에는 “오래갈까?”라고 생각을 했어요. 군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조금 하면서 후원금 챙기는 경우도 있어서 오감봉사단도 그런 단체가 아닌가 해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저희는 8년 동안 특별히 후원금을 받지도 않고 자비로 지금까지 해오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은 국방부나 육해공군 어디든 우리가 간다고 하면 2~3달 전부터 예약하고 사전협의에 들어갑니다.
 

[사진= 김영진 단장 제공]


Q. 블랙데이라는 말이 있는데 블랙데이에 전 부대에 짜장면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은 없나요?

A. 짜장면을 만들 때 제일 중요한 게 불과 물입니다. 그게 조절되는 곳이 많지 않아요. 일반부대에 갈 때 불과 물이 약해서 힘든 점들이 많아서 때로는 쉽기도 하고 때로는 어려운 부대들이 있기도 합니다.

Q. 김영진 단장의 군 생활은 어땠나요?

A. 예전 부대는 구타와 시설이 열악한 부대 그리고 겨울에는 추위 등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 힘든 시기가 추억이 되기도 합니다. 아버지 세대 군대는 다 그러했지만 지난 추억이니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Q. 제대한 장병들과 연락을 하거나 만나는 경우가 있나요?

A. 우연히 길가다가 만나는 경우도 있고 전화가 오는 경우도 있어요. 사실 많게는 한달에 4000명 정도 만나다 보니까 기억은 못하는데 그 친구들은 저를 기억해주는 경우가 많았어요.

Q.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 인가요?

A. 맛있게 먹어줄 때 그리고 먹고 나서 힘 있게 군대 생활하고 제대하고 나서 감사하다고 전화할 때가 제일 보람 있어요.

Q. 맛있는 짜장면을 만드는 비법은 무엇인가요?

A. 정성과 불과 찬물의 세가지 조화라고 생각합니다.

Q. 국군장병의 아버지로서 김영진 단장과 가정에서 아버지로서의 김영진 단장 그리고 사람으로서의 김영진 단장은 어떠한 사람인가요?

A. 저는 사실 봉사를 오래하다 보니까 가정적으로 문제가 생겨서 혼자 살게 됐고 집안에서의 아버지의 역할은 0점이고 군에서의 아버지 역할은 80~90점 이상은 되는 거 같고 사람으로서의 김영진도 꽤 좋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이번에 육군훈련소 홍보대사로 선정되셨는데 앞으로 군을 위해 어떠한 일들을 해나가고 싶으신가요?

A. 육군훈련소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군이라는 특수사회를 처음 접하는 장소입니다. 무엇이든 첫 인상이 중요하듯 오감봉사단 한사람 한사람이 군에 대한 첫 이미지를 밝고 건강하고 참 좋은 곳이라고 느낄 수 있게 노력을 할 것입니다.

군에서의 기억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적과 싸워 이기는 국군의 강인함과 지,덕,체를 아우르는 멋진 대한의 젊은이로 나아갈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그간 8년 여를 소리 없이 움직인 오감봉사단 봉사단이 젊은이들에게 꿈과 긍정 그리고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진= 김영진 단장 제공]


Q. 짜장면 외에 어떠한 것들을 하고 계신가요?

A. 군부대 단체 위문공연과 연합 체육대회라는 체육대회,미용,인성 도덕 예절 강의,헬스 등 군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다 해주고 있어요.

Q. 장병들이 제대를 하고 사회에 나와서 오감봉사단이라는 곳이 어떠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하시나요?

A. “군대에서 오감봉사단을 만나서 행복했었다”라는 기억과 함께 제대할 때까지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작은 실천으로 세상에 빛이 되어 주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나눔이라는 것은 왼손이 하는 일 오른손 조차 모르게, 홍보하기 보다는 소리 없이 하는 나눔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의 나눔은 남한테 보여주고 홍보하고 후원금을 받기 위한 단체들이 많습니다. 그런 건 보기에 안 좋고, 십시일반 자기들끼리 모여서 자기들끼리 회비 걷어서 하는 건 좋겠지만 이걸 남들한테 까지 후원금을 걷어서 해야되나라는 것을 검토해봐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김호이 기자/ 김영진 단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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