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일 동물원 '더 파크' 개장 6년만에 문닫는다

  • '협약' 놓고 부산시는 매수 거부...운영사는 폐업 선언

개장 6년 만에 폐업 위기를 맞고 있는 부산 동물원 '더 파크'. [사진=김용우 기자]


부산지역에 하나뿐인 동물원 ‘더 파크’가 개장 6년 만에 문닫을 위기다.

어린이날을 보름 앞두고 더 파크 운영사인 삼정기업이 20일 부산시에 동물원 매수를 요구하며 폐업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삼정기업은 당초 오는 4월25일까지 동물원을 부산시에 매각키로 했으나 부산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정측은 이에 ‘더 파크 사업 정상화를 위한 협약서’에 따른 매수 의무를 부산시가 거부한 것으로 보고 동물원을 24일까지 운영한 뒤 문닫기로 한 것이다.

더 파크는 공백기는 있었지만 동래동물원과 성지곡동물원의 계보를 잇는 부산의 대표 동물원이다. 2014년 문을 연 더 파크는 성지곡동물원 폐장이후 부산에 10년 만에 등장해 부산시민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전시 동물 유치와 관리 등 여러가지로 어려움을 겪으며 만성 적자에 시달려 왔다. 개장에 앞서 2012년 부산시는 삼정기업과 ‘매수청구 협약’을 맺었다. 동물원 준공 이후 3년 안에 운영사가 동물원 매각 의사를 내면 부산시가 최대 500억원 범위 안에서 소유권을 사들인다는 내용이다. 삼정기업이 나서기 전 원래 시행사가 약정을 이행하지 못해 사업을 포기하자 시공에 참여했던 삼정기업에 부산시가 운영을 요청하면서 맺은 조건이었다.

삼정기업은 연대보증까지 서며 동물원 운영을 떠맡게 됐다. 첫 3년 운영을 마친 뒤 부산시와 삼정기업은 한 차례 연장 운영에 합의했지만 적자에 시달리던 삼정기업은 오는 25일 세 번째 협약 시점이 다시 오자 동물원 운영 포기 의사를 밝혔다.

부산시는 동물원 내 민간 토지 중 일부가 개인소유의 공유지분이어서 매수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부산지역 일부 시민단체도 기부채납 받아야 할 땅을 혈세로 사들이는 데 반대하고 있다.

삼정기업은 이에 최소 동물 사육 인력만 남기고 비정규직 50여명 등 ‘더파크’ 직원은 이미 한 달 전 해고 통보를 했다.

삼정기업 측은 “공사비도 다 못받고 매년 10억원 넘는 적자를 보면서 동물원 운영을 6년이나 끌어왔는데 부산시가 엉뚱한 사유지 문제를 들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25일까지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부산은 또 동물원 없는 광역시가 된다. 양측의 팽팽한 입장 때문에 더 파크의 운명은 향후 법정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964년 부산에는 국내 최초 민간 동물원인 ‘동래 동물원’이 탄생했지만 2002년 폐업했다. 1982년 개장한 ‘성지곡 동물원’은 2005년 문을 닫았고, 그 자리를 넓혀 2014년 더 파크가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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