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그래픽팀]
28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1분기 매출 1조2793억, 영업이익 67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 67% 급락한 수치다. 반면 LG생활건강은 같은 기간 매출 1조8964억원, 영업이익 333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2%, 영업이익 3.6%의 성장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희비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든 결정적 원인은 '생활용품 분야'에서 나온다. LG생활건강은 이번 분기 생활용품(HPC·Home & Personal Care) 부문이 성장을 이끌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해 위생용품 수요가 증가하고 온라인 및 소형 슈퍼의 이용률이 증가하는 시장 변화에 주목, 변화에 발맞춰 핸드 새니타이저 겔, 핸드워시 등 항균 위생용품을 대거 출시했다. 그 결과 생활용품 사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4% 성장한 4793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50.7% 성장한 653억원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 매출은 약 40%가 생활용품과 음료에서 나온다. 지난해 기준 생활용품 비중은 20%, 음료 매출 비중은 19% 수준이다. LG생활건강은 2001년 치약, 샴푸, 각종 세제 등 생활용품 사업을 주력으로 삼아 LG화학에서 법인 분할한 회사로, 생활용품은 LG생활용품의 시작점이다. 기존 생활용품에 더해 코카콜라, 생수 등이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고 있다.
특히 핵심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매장 실적 부진은 뼈아프다.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매출액은 22% 감소한 1조1309억원, 영업이익은 67% 줄어든 609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언택트(비접촉) 소비가 늘며 온라인 채널 매출이 80% 급증했지만 면세점·백화점·로드숍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국내 사업 매출액은 19% 감소, 영업이익은 33% 하락에 그쳤지만 해외 사업 매출액은 28% 줄고 영업이익은 -29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실적 부진의 주원인은 중국이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 임시 휴점 영향으로 중국 법인 매출액은 전년 대비 37%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은 LG생활건강보다 중국에서 더 광범위하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다만 1분기 중국 티몰을 비롯한 온라인 매출이 50% 이상 성장하는 성과가 있었다.
로드숍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도 각각 매출액이 31%씩 줄며 1074억원, 346억원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 영업이익은 76% 줄어든 51억원에 그쳤고 에뛰드는 적자가 지속됐다. 에뛰드는 멀티브랜드숍 입점과 디지털 채널 판매, 적자 매장 구조조정 등을 단행해 적자폭은 축소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빠른 체질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실적의 발목을 잡던 로드숍 아리따움이 1000개 미만으로 줄어들며 자연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디지털 채널(온라인)로의 빠른 전환과 온라인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유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역직구 등 디지털 채널로의 구매 유도를 통한 면세 채널 부진 상쇄 등의 자구책을 통해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회복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분기 중국은 이니스프리 로드숍 90개 이상 폐점, 멀티브랜드숍 입점, 대형 매장의 소형 매장으로의 전환 등을 통한 채널 효율화 작업의 가속화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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