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유화 칼럼] '한국형 뉴딜' 몇가지 성공 조건

 

[안유화 원장]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마련된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과 그린 2개 축을 중심으로 미래 산업생태계를 구축하여 새로운 성장을 선도하겠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10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한국의 뉴딜정책 핵심이 데이터 산업 생태계 구축에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미래에 가장 가치가 있는 것은 데이터이다. 데이터가 가치가 있는 것은 그 속에서 ‘진짜’ 가치를 발견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정책문건을 발표하여 데이터를 기술·노동·자본에 이은 제4의 생산요소로 규명하였다. 이를 위해 중국정부는 방대한 디지털시장을 구축하고 디지털 보안산업을 키우고 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위기가 10여년 전인 2008년이 아니라 지금 발생한 것은 어쩌면 다행인지 모른다. 지금의 디지털 환경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크게 달라져 있기 때문이다. 만약 10여년 전에 지금의 코로나 팬데믹이 왔으면 아마도 전 세계의 충격은 지금보다 훨씬 더 컸을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현재 상황을 간단히 비교하면 디지털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는 33억명 이상의 스마트 폰 사용자가 있다. 인터넷 사용자 수는 16억명에서 41억명으로 급증했고, 페이스북 사용자 수는 1억명에서 24억명으로 증가했다.

한국판 뉴딜의 첫째 과제는 ‘디지털 뉴딜’로, 데이터·인공지능 생태계를 키우고 비대면 의료·교육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산업 육성이 핵심이며 이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 한국판 뉴딜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우선 한국의 태생적 한계는 내수 시장이다. 즉, 한국의 주요시장은 국내시장이 아니라 해외시장이다. 한국 성장의 70% 이상은 수출에 의존한다. 다시 말해 한국 주요기업의 고객은 해외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 한국기업들의 경쟁력은 국내 데이터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외기업이나 해외시장의 빅데이터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출 중심의 한국기업들은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해외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플랫폼이나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다음으로, 데이터 구축은 정부나 기업이 주도하여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광범위한 대중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즉, 창업에 나서는 개인들이 보상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확보되어야 한다.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 방송을 통해 팬층을 확보하는 개인들은 방송을 통한 상품 판매나 광고를 통한 수익창출 모델이 한계가 올 수 있다. 유튜브에서 100만명 정기 구독자를 창출하였다 할지라도 만약 유튜브 측에서 트래픽 방문을 제한하거나 하면, 그동안 내가 구축했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가 성공하여 당신이 인싸 블로거가 되었다 할지라도 어느 날 갑자가 블로그 방문이 안 되거나 검색 등이 제한 받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지금 중국에서 가장 유행되고 있는 틱톡 같은 경우에도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콘텐츠들을 올리고 있지만 이는 각자 틱톡에 아르바이트를 해주는 것과 같다. 비록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지만 언젠가 틱톡이 문제가 발생하거나 한계에 처하게 되면 현재 모든 사람들의 계정은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블로그나 유튜브 계정이나 틱톡 계정 등은 효율적인 자산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효자산이 되려면 부동산처럼 지속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고 오로지 나에게 소속되어 매매도 가능해야 한다. 따라서 창업에 나선 개인들에겐 각각의 플랫폼에서 확보한 팬들의 데이터가 자산이다. 설령 의존하던 플랫폼이 없어진다 해도 데이터를 다른 플랫폼으로 이전하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이들이 어떻게 자신과 팬들과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의미있게 갖고 가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국가와 기업은 각 개인의 SNS상에서 이어지는 이들의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그 관계 속에서 데이터를 발굴하고 빅데이터 처리를 해야 되며, 이런 데이터를 구축한 개인들에게 충분한 보상 시스템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중국기업 핀둬둬는 주로 SNS 기반으로 중국 2선과 3선 도시에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이다. 이 기업은 1000원짜리 물건을 판매해도 이익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통해 상품을 구성하고 판매하여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다. 또한 사람이 상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알맞은 고객을 찾아내는 모델로 크게 성공하였는데, 이는 이들이 확보한 빅데이터 덕분이다. 미국에 상장한 핀둬둬는 주가가 4월 이후 1.5배 가까이 올랐으며, 현재 이미 중국의 네이버인 바이두 같은 기업가치의 2배를 넘었다. 따라서 한국 개개인이 데이터 관련 창업을 하고, 그 창업에 대해 자본시장에서 신속하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본생태계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구축이 핵심인데, 의미있는 빅데이터가 구축되려면 기업들마다 핀테크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중국에서 핀테크는 금융회사들이 아니라 ICT업체나 제조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유는 이들의 밸류체인에 핀테크를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시나리오 구축이 가능하고 빅데이터 수집이 가능하여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추세는 금융업 진출이다. 한국정부는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 제한에 대해 다시 검토해야 하며, 한국기업들이 스마트 리테일 생태계와 핀테크 생태계 접목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국판 뉴딜정책이 성공한다.

미래 기업의 경쟁력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IoT) 연결에 있다.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디지털화, 모바일화, 자동화 및 스마트화를 실현해야 한다. 기업이 스마트하게 고객을 관리하고 고객의 수요에 맞춰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4차산업시대 기업의 경쟁력은 기업의 디지털화가 출발선이다. 기업은 고객의 행위에 대한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모바일화를 실현해야 한다. 다음 기업이 수익을 내기 위해선 상품 아이디어부터 연구개발(R&D), 제도, 물류, 마케팅 등 밸류체인이 모두 최소한 인력을 사용하여 자동화로 만들어져야 한다. 따라서 기업의 자동화는 밸류체인의 자동화 프로세스 실현으로 불필요한 인력 투입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며, 고객의 불편함을 줄이고, 편리성을 위해 정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상의 세 가지가 실현되면 기업은 스마트화 제조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지는데, “스마트화는 기업이 데이터 가치를 충분히 발굴하여 고객, 상품, 운영, 리스크, 재무, 투자, 인력 등 다차원에서 전략적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과정이 순조롭게 실행되고 연결지을 수 있으려면 반드시 결제시스템이 밸류체인에 들어와야 한다. 결제를 통해야만 고객의 행위를 모니터링할 수 있고, 고객의 수요를 읽을 수 있으며, 고객의 맞춤형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 기업은 제품생산의 전반적인 밸류체인에 결제가 들어와야 하며 상품에 대한 설계는 고객의 결제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의 시작은 비용으로 인식되었던 IT 시스템에서 수익창출이 가능한 DT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며, 이는 핀테크로 상징되는 신금융이 신소매·신제조·신기술 및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등 생태계와 결합되어야 가능하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페이가 대성공을 이룬 것은 지금까지의 ICT 시대에서 인터넷과 핀테크라고 하는 신금융 및 새로운 플랫폼 기반의 제품 공급 프로세스를 구동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러한 신흥 생태계의 구축은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세계적인 ICT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미래는 여기에 추가해 IoT 기술과 VR·AR 기반의 실시간 시스템 구동이 가능해야 하며, 모든 프로세스와 데이터 처리는 AI 기반이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을 실현시킨 기업이 중국의 또 다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