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정부, 대북 반출승인 일부러 숨겼다?…"비공개가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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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8-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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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부 "단체 요청·사업 성사 가능성 고려해 비공개"

  • "사안별 공개범위 결정…코로나19 대응 지원은 공개"

  • "6월 승인건, 일반 인도적 지원·단체 요청으로 비공개"

북한이 개성 남북연락공동사무소를 폭파하던 지난 6월 16일 통일부가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 물품 반출 신청을 승인하고 이를 알리지 않아 논란이 됐다.

11일 한 매체는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인용해 통일부가 남북 연락사무소 폭파 당일 오전에 1억4000만원 상당 항생제의 대북 반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이를 철회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7월 9일 국회 보좌진들을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에서도 해당 건에 대한 승인을 빼고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연락사무소 폭파 당일 민간단체의 대북 물품 반출을 승인한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일부러 숨겼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19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개성공단 내 폭파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지원센터 청사(아래 사진)가 부서져 있다. 2019년 5월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두 건물(위 사진)을 보면 폭파의 규모를 알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① 통일부, 여론 지적 우려 때문에 승인 사실 숨겼다?
통일부는 민간단체의 대북 물품반출 신청과 관련해 “해당 단체의 요청에 따라 반출 물품, 규모,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줄곧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논란이 된 반출 승인 건도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해당 승인 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된 물품 반출이 아니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관련 대북 물품 반출 승인 건은 공개하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민간단체의 대북 물품 반출 승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단체 측도 비공개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통일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해당 단체의 요청, 인도협력 사업의 성사 가능성 등을 고려해 북측 계약 주체뿐만 아니라 해당 단체명도 공개하지 않아 왔다”면서 “공개 범위는 인도협력 사업이 성사될 수 있도록 단체의 의사와 자율성 등을 고려해 사안별로 정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모든 부서와 소속 직원 가족들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재민들에게 식료품과 이불, 모포, 생활용품, 의약품 등을 지원했다고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수재민들이 임시 거소인 텐트 아래 모여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② 연락사무소 폭파에도 승인 철회하지 않은 이유는?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에도 정부가 문제의 대북 반출승인을 취소 또는 보류를 결정하지 않은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정부의 원칙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인도적 교류, 지원은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라며 해당 건은 취소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남북 교류 협력에 관한 법률(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 ‘반출·반입 승인 규정’에 따르면 남북교류·협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통일부 장관은 물품 등의 반출이나 반입을 승인할 수 있다.

또 장관은 반출·반입 승인 시 조건이나 유효기간을 정할 수 있고,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반출이나 반입을 승인받은 경우에는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 통일부는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장관 취임 후 3일 만인 지난 7월 30일 통일부는 남북경제협력연구소가 신청한 소독약과 방호복, 진단키트 등 약 8억원 규모의 코로나19 방역 물품의 반출을 승인했다.

또 지난 6일에는 같은 단체가 신청한 코로나19 대응 관련 열화상 카메라 20대와 2400만원 상당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진단키트의 반출을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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