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셧다운 공포’…한국경제 하반기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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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8-2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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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재유행에 사업장 방역 비상

  • 삼성·LG·SK 등 확진자 잇따라 발생

  • 출퇴근 버스 50% 운영·사내교육 축소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 성장률 1위를 예고했던 한국 경제가 다시 불안감에 떨고 있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사업장의 운영 등 다시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2단계 격상 이후 강화된 방역 지침을 중심으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더 악화되면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사업장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확진자가 근무하는 건물 전체를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밀접 접촉자를 2주간 격리하는 등 후속 조치에 불가피하게 나서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도 예외가 아니다. 이 회사 경기 용인 기흥캠퍼스의 발광다이오드(LED) 기술동에서 근무하는 30대 남성 연구원 A씨는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A씨의 확진 판정 직후 근무지인 7층짜리 LED기술동을 폐쇄하고, 근무자를 전원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삼성 계열 사업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삼성전자 경기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 확진자가 나왔고, 같은 날 삼성전자 서울R&D센터 직원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 사업장에서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공사 현장에서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으며 삼성물산 또한 지난 21일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사옥을 폐쇄하고 전 직원에게 조기 퇴근하도록 조치했다. 

LG 계열사 역시 수도권 전역의 사업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왔다. LG전자의 서울 서초R&D캠퍼스와 가산R&D캠퍼스에서 각각 직원 1명이 확진됐다. 또 서울 중구 LG빌딩 19층에서 근무하는 LG하우시스 직원 2명이 지난 19일과 20일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SK 계열에서는 SK하이닉스 경기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근무하는 사무실 직원이 코로나 확진을 받아 건물 폐쇄와 구성원 격리 조치가 진행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경기와 내수 시장이 동시에 주저앉은 상황에서 셧다운이 반복될 경우 우리 경제 또 한 번 치명타가 예상된다. OECD는 지난 11일 한국경제 성장률이 코로나 2차 대유행이 없다면 0.8% 역성장하고, 확산세가 길어지면 1.0% 포인트가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기업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역·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다중 밀집 공간 방문을 자제할 것을 임직원에게 권고 또는 강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추가로 지역 사업장별로 코로나19 검사소를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화성에 이어 수원 사업장에도 출장 검사소를 운영하고 광주와 경북 구미 사업장에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더불어 20명 이상 규모의 회의를 금지하고, 회의 시 1.5m 이상 거리두기를 필수적으로 지키도록 하고 있다. 출퇴근 버스 좌석도 50%만 운영하고, 사내외 집합 교육을 축소하는 등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장의 경우 외부보다 기압이 높은 양압시설로, 시설 내에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 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코로나19 확산 예방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 18일부터 2주간 다시 국내외 출장을 전면 중단하는 등 비상 조치에 나섰다. 18일부터 서울 양재동 본사에 다른 사업장 임직원의 출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꼭 필요한 경우 사전 승인을 받고 검역 절차도 거쳐야 한다. 외부 방문자는 본사 출입이 아예 불가능하다. 협력사 임직원과의 회의를 위해 마련한 1층 접견실도 사실상 폐쇄됐다.

LG그룹은 모든 사업장 내 외부 방문객 보안 게이트 출입을 제한하고 출장을 자제하도록 했다. LG전자는 임신·자녀 돌봄·기저질환 등 직원에 2주간 재택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까지는 해외 출장 복귀 직원만 재택근무를 할 수 있었지만 보다 범위를 확대했다. 10인 이상 규모의 회의도 제한된다. 직원들의 외부 미팅이나 외출 또한 최대한 자제하라는 기존 방침에서 아예 금지하는 방향으로 강화했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차별화된 방역 조치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SK하이닉스는 올 초를 시작으로 유연근무제를 더욱 장려하고 있다. 방화벽을 이용해 같은 층이라도 공간을 분할하는 방식으로 방역을 강화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은 이달 말까지, SK E&S는 28일까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SK가스는 당분간 3주 동안 일 단위로 30%씩 교대하며 재택 근무한다.

재계 관계자는 “화상회의, 콘퍼런스콜 등을 통해 급한 일을 처리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본사 또는 공장의 셧다운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개인과 회사 모두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기업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방역조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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