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국 대유행 위기가 고조되자 방역 전문가들이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거리두기 최고 수준인 3단계 격상 여부를 놓고 정부가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과 생계 곤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충돌하며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월급 받는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쉽게 말하는 느낌이다. 3단계 기간에는 모든 기업이 무급 휴직이라고 해야 고민들을 하려나. 자영업자들은 매출 없이 월세, 인건비, 경비만 나가는 끔찍한 마이너스 상황이 되는 건데..."라는 글이 올라와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해당 글은 7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공유했고,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되면 10인 이상 모이는 집합·모임·행사가 전면 금지된다. 1~2단계에서는 무관중 경기까지는 허용되던 스포츠행사도 중지된다.
전국 공공시설의 운영이 중단되고, 클럽, 노래연습장, 뷔페, PC방 고중위험시설의 운영이 금지된다. 시설 방역수칙 준수도 강제된다. 예를 들어 오후 9시 이후에는 운영이 중단되고, 지하시설도 이용이 금지된다.
학교·유치원·어린이집은 원격수업으로 전면 전환된다. 공공기관은 필수 인원을 제외하곤 재택근무만 허용하고, 민간기업은 재택근무가 권고된다.
사실상 전국민의 일상생활이 마비되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당장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걱정에 봉쇄조치 강화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동네 장사하는 분들은 회복 못한다. 지금도 월세 못내고, 보증금으로 버티는 분들이 얼마나 많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보증금 다 잃고나면 세상 어떻게 될지 몰라요..."라고 걱정을 드러냈다.
또 다른 누리꾼은 "3단계를 너무 쉽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3단계 가면 자영업자들과 외부에서 필수적으로 일해야 하는 일일 노동자들 모두 생계위협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한 학부모는 SNS에 "3단계가 되면 일을 못하고 수입이 끊기는데 당장 생활비는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이다. 3단계를 시행해도 언제 끝날지 모르고 무슨 돈으로 먹고 살아야 하나"라고 호소했다.
반면 즉각적인 봉쇄조치를 통해 감염 확산세를 차단하면, 하루빨리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는 긍정론도 만만치 않다.
한 누리꾼은 신규 확진자 추이 그래프를 공유하고 "1월부터 지금까지 수도권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은 적이 없는데, 일일 200명을 넘어가고 있다"고 즉시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도 "전문가들이 코로나 (재)확산은 7월 27일경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때문이며, 지금도 2주간 3단계로 격상해서 확산을 차단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정부의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감염 확산세가 심각한 서울시는 선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수준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서울시는 전날(24일) 0시부터 서울시 전역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또 현재 집합제한명령이 내려져 있는 12종의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실시한다.
인천시도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SNS에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전혀 괜찮지 않다"며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인천시는 더이상 밀릴 수 없다는 판단 아래 3단계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3단계 격상은 결코 쉽게 말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 일상이 정지되고 일자리가 무너지며 실로 막대한 경제 타격을 감내해야 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지금 단계에서 막아내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방역 협조를 당부했다.
앞서 이날 대한감염학회 등 10개 유관학회는 성명서를 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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