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화점] 프로스포츠에 켜질 '빨간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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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0-08-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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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의 신호등이 고장 났다. 노란불과 파란불이 번갈아 점멸하다가 다시 빨간불로 바뀌게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때문이다.

지난 3월 12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범유행) 선언 이후 국내 프로 스포츠는 셧다운 됐다. 그야말로 빨간불이 켜진 셈.

한 번 켜진 빨간불은 바뀔 줄 몰랐다. 두 달이 돼서야 노란불로 바뀌었다. 바로 무관중 허용.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빨간불로 바꾸겠다는 정부의 신호였다.

5월 5일 가장 먼저 프로야구 KBO리그가 치고 나갔다. 뒤를 이어 5월 8일 프로축구 K리그1이 출발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5월 14일 레이스에 동참했다. 고장 났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7월 2일에서야 시동을 걸 수 있었다.

너도나도 힘차게 달렸다. 해외에서도 K-방역을 소개하면서 '엄지 척' 했다. 긍정적인 평가가 계속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점 줄면서 관계 부처는 골프를 제외한 프로스포츠의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처음은 관중석의 10% 규모, 그다음은 30% 규모였다. KBO리그와 K리그1은 손사래를 쳤다. '우리 함께 오래 달리자'는 뜻으로 25%만을 받아들였다. 5% 확률로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프로스포츠는 정말 조심했다. 그러던 중 노란색 신호와 빨간색 신호가 번갈아 점멸했다. 이유는 조심했던 스포츠계 때문이 아니라 특정 '교회'와 2002년 한일월드컵의 성지 '광화문'에서 열렸던 특정 '집회'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의 기미가 보이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발표 논의에 들어갔다. 3단계는 일일 확진자 수가 100~200명 이상일 때, 그리고 더블링(일일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할 경우)이 1주일 이내 2회 발생하면 발표된다.

3단계가 발표되면 프로스포츠는 전면 중단된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 되는 것. 문체부 관계자는 "3단계 발표 시 방역 당국의 결정에 따라 '프로스포츠 전면 중단' 여부가 결정된다"고 했다.

모든 프로스포츠는 이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로서 가장 타격이 큰 프로스포츠는 남자 프로골프다. 이번주 신규 대회가 열린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렵사리 후원사를 찾았고, 자체 자금도 투입했다. 빨간불 한 번이면 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다. KPGA 관계자는 "정부의 지침에 따르겠다"고 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어렵게 대회를 만들었지만, 취소할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른 프로스포츠도 타격은 마찬가지다. 향후 빨간불이 켜지면 업계 전체가 흔들릴 전망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3단계 발표 시 무작정 프로스포츠 중단이라는 '빨간불' 보다는 '빨간불' 신호가 켜질 시기와 내릴 조치 등을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각 프로스포츠 협회와 살아갈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사진=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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